김대중(金大中) 전대통령의 최측근인 권노갑(權魯甲)씨가 김영완(金榮浣ㆍ50)씨가소유했던 90평형대 빌라에서 전세를 살았던 것으로 드러나 두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씨는 현대측이 박지원(朴智元)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는 150억원을 돈세탁하고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 때 박 전 실장과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 출입국 하는 등 의혹을 사고 있는 인물로, 청와대와 정치권 인사들과 교류해온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29일 본보 취재결과 권씨는 일본에서 귀국한 1년 뒤인 1999년 12월8일부터 2001년 7월12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신원빌라에서 전세로 살았다. 그러나 이 빌라는 김씨가 1989년 분양받아 사용하다 권씨가 귀국할 무렵인 1998년 12월 재일동포 사업가로 알려진 하모(57ㆍ여ㆍ일본 거주)씨에게 팔았으며 지난해말 백모(46)씨 소유로 넘어갔다. 이에 대해 권씨측은 “현대 하이츠빌라에 살다 그 집을 전세 내주고 전세금에 조금 더 보태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빌라에 입주하게 됐다”며 “계약 당시 소유주인 재일교포도 나타나지 않았는데 과거 소유주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권씨가 현재도 `김씨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으며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씨 주변 인물들에 따르면 김씨는 권씨가 한보사건과 관련해 수감되거나 그 후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했을 때 면회를 가는 등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를 잘 아는 A씨는 “국회 국방위원 소속이었던 권씨는 무기거래상을 했던 김씨를 잘 알고 있었으며, S빌라에서 전세를 살때도 김씨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