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범한 구상 붓의 놀림’ 수묵 50년

남천(南天) 송수남은 1980년대 전반기 `수묵화운동`을 주도한 한국화가다. `먹이어야 한다`는 수묵화에 대한 남다른 신념과 확신으로 남천은 수묵을 통해 한국 미술의 주체를 확보하고자 해 왔다. 먹그림 전시를 기획하고 먹그림에 관한 글쓰기(한국화에 관한 저서 11권)를 하면서 한국적 수묵화의 확립을 위한 시도들을 보여준 남천은 당시 침체된 우리 화단의 활력이었으며 기존의 동양화 개념을 해체하고 수묵이라는 매체에서 현대적 생명력을 발견할 수 있음을 밝힌 남천의 수묵화 운동은 현대에 있어서의 `한국적인 것`, `한국성`이라는 관념의 실체에 상당부분 접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50년동안 수묵으로 일관하며 한국화의 정립과 묵(墨)의 정신 계승에 앞장서 온 남천 송수남 선생의 수묵 여정 50년을 돌아보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가나아트갤러리는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3월14일까지 여는 `우리시대의 수묵인 남천 송수남`전이 그것. 고등학교 재학중이던 1954년 작품`전주경기전`에서부터 최근작까지 반세기동안 그린 작품중 작가가 애장하고 있는 작품 60여점과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목각채색 오브제 10여점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30년간 봉직한 홍익대학교에서 정년퇴임을 앞두고 열리는 것으로 맞이하는 시점에 준비하는 회고전으로 또 다시 새로운 작업을 선보이는 원로화가의 멈추지 않는 창작열을 만날 수 있다. 남천의 수묵작업은 몇 차례의 특징적인 변화를 갖는다. 초기 추상표현주의 경향이 강한 `풍경` ` 탑`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실험적 화면에서 1970년대와 80년대 붉은색, 푸른색 등 과감한 발색이 두드러지는 채색산수, 이른바 `남천식 산수`라 불리는 흑백 대비가 뚜렷한 평원 구도의 산수를 거쳐 1990년대 이후 순수 조형작업에 이르기까지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평론가 이경성씨는 그의 작품에 대해 “야물지 못하고 대범한 구상, 야무지지 못하고 덤덤한 솜씨, 그러면서도 진실에 육박한 준법이나 묵법, 수평구도에서 오는 안정감은 소담한 한국미의 본질에 접근해 간다고 볼 수 있다”고 평한 바 있다. (02)720-1020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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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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