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차별적 경쟁력을 키우자

자금사정이 그리 좋지 않고 더구나 금융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상당히 낙후된 처지에 놓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해외투자자들을 설득, 그들로 하여금 한국에 투자하도록 해야 할 유인(誘因)이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해 조바심치고 있다. 반면에 해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마땅한 투자처와 투자기회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가지 방식으로 조성된 펀드들이 세계 각 곳을 뒤지며 적당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어딘가 적당한 곳에 투자를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은 한국이 가진 차별적 경쟁 우위 요인을 그들에게 잘 홍보하고 이해시켜 우리 나라에 투자하게끔 만드는 일이다. 그렇다면 (주)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내 놓을만한 경쟁 우위는 무엇인가. 첫째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한국인의 손재주다. 우리는 예부터 글쓰기, 수예(자수) 등을 기본적으로 연마해 왔고 무언가 손으로 만드는 것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 기능올림픽에 나가 따오는 금메달 수도 가장 많은 나라고, 제조현장에서 작업자들의 능률도 상당히 높은 나라이다. 실제로 우리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을 누르고 세계를 석권할 수 있게된 가장 큰 이유는 생산수율에서 일본을 앞섰기 때문이다. 웨이퍼 한 장에서 얻는 수율이 90%를 넘고 있는데 이는 일본이 아무리 애를 써도 달성하지 못하는 수준이라 한다. 둘째로 우리가 가진 경쟁 우위는 높은 학력을 가진 유휴여성인력이 엄청나게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사회통념상 여성은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관념 때문에, 일을 할 수 있는 양질의 여성인력이 가정에 파묻혀 있는 실정이다. 만일 이들을 산업현장에 끌어들여 활용할 수 있다면 국가의 부(富) 증대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셋째로 들만한 우리의 강점으로는 우리는 혼자 하는 일에 뛰어나다는 점이다. 여럿이 힘을 합쳐서 해야 하는 일보다는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에 탁월하다. 국제무대에서 겨루는 운동경기를 놓고 보더라도 팀으로 싸우는 경기보다는 혼자 싸우는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도, 권투, 탁구, 레슬링 등이 그렇고 요즈음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여자 골프가 그렇다. 물론 여자 핸드볼이나 하키 같은 예외도 있으나 우리는 개인종목에 강하다. 이런 한국인의 차별적 경쟁 우위를 감안할 때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 는 산업으로는 우선 고급 패션산업을 들 수 있다. 국화빵 찍어 내듯이 만드 는 기성복 분야가 아니라 옷 하나 하나에 손이 가야하는 고급 의상분야 쪽이 강하리라 여겨진다. 우수한 손재주를 갖고 있는 여성인력이 쓰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패션의 주도권을 프랑스나 이태리가 갖도록 이대로 놔둘 것이 아니라 우리 쪽으로 이전시킬 필요가 있다. 또 항공기 부품이나 반도체 장비같은 정밀을 요하는 제조에도 우리의 경쟁력이 뛰어날 것이다. 고려시대부터 맥을 이어오는 도자기 제조도 일본에 끌려 다닐 산업이 아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분야다. 컴퓨터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인터넷 쪽도 홀로 일하기 좋아하는 우리에게 경쟁 우위가 있는 산업이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경쟁력을 외면한 채 일본의 뒤만 쫓아 온 감이 있다. 지금은 외국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우리의 경쟁 우위를 잘 홍보하면서 산업구 조를 재편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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