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슈업종진단] 자동차 업종

GM 대우車인수 현대·기아영향 중립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미국 GM의 국내 진출로 국내 자동차산업은 국제경쟁에 그대로 노출되게 됐다. 일단 GM은 아시아에 갖고 있는 생산 거점별로 특정차종을 특화하는 전략을 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예컨대 중국에선 대형승용차, 일본에선 경차 및 소형상용차, 타이에선 미니밴 등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차를 통해서는 중ㆍ소형 승용차 특화전략이 예상된다. 대우의 중ㆍ대형 차종 이상의 생산물량은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GM의 국내 진출에도 불구, 현재 자동차업체간 시장점유율과 구도는 앞으로 2~3년 동안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 같다. 내수시장 점유율이 76%인 현대ㆍ기아차 점유율도 당분간 그대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우자동차 차종들은 대부분 지난 97년에 출시돼 노후화돼 있고, GM이 인수하는 군산과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도 현대ㆍ기아와 경쟁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차와 중소형 차에 국한돼 있는데다 단기간에 신모델 투입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상 신차종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은 24개월로 현대와 기아는 이 기간 만큼을 벌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GM이 이후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경우 현대ㆍ기아차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ㆍ기아는 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 하락과 주요 수출시장에서 같은 한국산 차인 GM과 경쟁해야 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물론 GM의 대우차 인수는 통상문제 완화,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완결, 대우차의 위탁경영 불확실성 제거 등 긍정적 효과도 있다. 따라서 이번 GM의 대우차인수 협상결과가 현대ㆍ기아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동양기전ㆍ삼립정공ㆍ동원금속ㆍ평화산업ㆍ윤영 등 대우차 협력업체들은 일단 대우차 생산이 정상화됨에 따라 단기적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GM은 수익성 확보차원에서 기존 거래관행보다는 경쟁력과 납품단가 인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어려움도 예상된다. 이들 대우차 협력업체들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우차 판매회사인 대우자판도 인수대상에서 제외되고 하나의 딜러로 전락하게 됨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한편 대우차의 GM매각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라고 평가된다. 지난해 포드가 제시한 70억달러나 군산이나 창원공장의 유형자산 가치가 2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2억달러는 헐값 매각이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매각이 지연된 후 신인도 하락에 따른 판매 위축과 생산차질로 발생할 손실을 감안하면 그다지 손해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채권단이 추가로 20억달러를 대출해야 하고 MOU가 구속력이 없다는 점 등은 좀더 지켜봐야 될 문제로 지적된다. 부평공장과 협력업체 매입채무 문제 등도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GM입장에서는 북미시장 위축으로 자국내 공장 폐쇄나 인력감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해외시장 생산능력 확충이 주주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수익자산만을 선별 인수한 GM은 챙길 건 다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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