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럽식 디지털 이동방송에 쓰이는 ‘DVB-H 수신칩’을 개발, 이동방송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22일 삼성전자는 단말기에서 DVB-H 신호 수신을 담당하는 RF(Radio Frequency Tuner)칩과 채널 칩(Channel Decoder) 등 이동통신 방송칩 2종(사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 업체가 이처럼 RF칩과 채널칩을 동시에 개발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RF 및 채널 칩은 한 업체가 개발한 통일된 인터페이스의 제품을 단말기 업체가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지금까지는 칩간 인터페이스가 통일되지 않아 단말기 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다.
이 2종의 칩은 DVB-H 단말기로 지상파 방송을 보기 위해 필수적인 방송 수신용 반도체로, 채널칩은 RF칩이 수신한 전파신호를 영상 및 오디오로 재상하는 역할을 한다. DVB-H는 유럽과 호주, 인도 등의 디지털 지상파 방송규격인 DVB-T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지상파 DMB와 함께 차세대 지상파 이동방송의 양대 표준규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도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상무는 “업계 최초로 두 가지 칩을 모두 개발해 통일된 규격을 제공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앞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유럽 및 미주지역의 이동방송용 반도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제품을 다음달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세계 3대 방송장비 전시회인 ‘IBC2005’에 출품한 뒤 내년 상반기 안으로 본격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내년 중순에는 지상파 DMB와 DVB-H 규격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모드 수신칩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DVB-H용 단말기 시장이 2006년 500만대에서 2008년에는 5,000만대 이상으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