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품ㆍ소재 분야에서도 주요 경쟁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쟁국 1위 자리는 일본이 고수했으나 중국과의 차이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중국과 부품ㆍ소재 격차가 줄어들 경우 대중국 흑자기조가 붕괴될 것으로 우려된다. 부품ㆍ소재업계는 시급한 과제로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꼽았다.
산업자원부는 ‘2004년 부품ㆍ소재산업의 경쟁력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부품소재 기업들의 30.9%가 중국을 주요 경쟁국으로 꼽았다. 지난 2001년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5.6%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을 경쟁상대로 지목한 기업은 37%로 2001년 57.5%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조사결과는 부품ㆍ소재 분야에서조차 중국과의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면서 한국이 중국과 일본에 낀 넛크래커 처지라는 우려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이 한국에 대한 원자재와 부품ㆍ소재 공급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흑자구조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한국이 중국에 대한 부품ㆍ소재의 경쟁우위를 상실할 경우 대중 흑자 급감과 흑자기조 붕괴까지 예상된다.
다만 부품ㆍ소재의 전체적인 경쟁력은 다소 나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선진국과 비교한 품질경쟁력은 85.0%(2001년)에서 91.7%로, 종합경쟁력은 84.1%에서 89.2%로 각각 상승했다.
단 가격경쟁력은 85.7%에서 84.9%로 소폭 하락, 생산성이 인건비 상승을 따르지 못했음을 나타냈다. 기술 분야별로는 설계기술이 67.7%에서 79.5%로 가장 크게 상승했으며 신제품개발기술(66.4%→76.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 3년 동안 기술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집중적인 노력에 힘입은 것으로 매출액 대비 기술개발 투자비율 5% 이상은 2001년 12.2%에 불과하던 것이 이번 조사에서는 37%로 크게 늘었다.
애로사항으로는 인력 문제가 꼽혔다. 전문인력 부족(56.4%)과 원자재 가격 상승(25.8%), 업체간 담합으로 인한 가격 상승(16.9%) 등이 현안으로 지목됐다. 이번 조사는 6월24일부터 30일간 100인 이상 부품ㆍ소재기업 1,298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2001년 이후 두번째다.
김동수 산자부 자본재산업총괄과장은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은 2001년 부품ㆍ소재 특별법 제정 이후 경쟁력 강화 노력의 결과”라며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부품소재 기업과 수요 대기업과의 협력을 유도하는 등 지원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