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T株 약세… 반등 비관론 '솔솔'

업종지수 8일째 하락… '부진 늪' 못벗어나<br>외국인도 삼성전자·하이닉스 '팔자' 전환<br>"7~8월께 반등" "하반기도 힘들듯" 엇갈려



한국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IT주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들은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저가 메리트를 노려 대형 IT주를 묵묵히 사들였던 외국인들이 마침내 ‘팔자’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수급악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IT주가 이제 상승반전의 힘을 잃어 버린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외국인도 “삼성전자 팔자”=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3만5,000여주가량을 순매도했다. 15거래일 만이다. 그간 외국인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단 하루도 빠짐없이 사들였지만 이날은 골드만삭스(14만9,500여주), JP모건(4만100여주)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물이 몰렸다. 이로 인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1% 넘게 하락하다 전일 대비 0.70% 떨어진 56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역시 IT주 간판격인 하이닉스도 원화강세와 D램 가격 하락세로 전일보다 1.79% 떨어진 3만250원을 기록하며 힘겹게 3만원대를 지켜냈다. 역시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꾸준히 하이닉스를 사들였던 외국인은 최근 들어 엇갈린 매매 양상을 보이다 매도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대형 IT주의 부진으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8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삼성테크윈(6.30%), LG전자(2.25%), LG필립스LCD(1.85%) 등의 일부 종목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이날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0.14% 떨어진 5,711.44를 나타냈다. 한때 부동의 시가총액 비중 1위를 차지했던 전기전자업종의 위상도 약화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금융업종으로 시총 1위를 넘겨준 전기전자업종 시가비중은 지난 2003년 28.66%에서 매년 하락하면서 올 들어 18.96%까지 떨어졌다. ◇7~8월 돌아선다 대 하반기도 상승반전 힘들 것=이 같은 IT주들의 부진은 오랜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환경 악화와 제품가격 하락에 기인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지수상승을 위한 IT주 상승반전의 필요성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사상최고가 행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급등한 중국 관련주보다 부진했던 IT주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은행ㆍ통신에 비해 IT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오는 7~8월 이후면 경상수지가 다소 균형을 잡아가고 서비스 수지에서는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다”며 “이 같은 환율전망을 감안하면 하반기 IT주 상승반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IT주 상승반전의 이유가 없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식시장은 과거 상승 패턴만으로 분석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IT주 상승추세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지수상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86~89년 주가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대세상승장에서도 삼성전자는 계속 3만원대를 유지했던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반도체를 포함한 IT업종 부진은 단순한 환율문제보다 2000년 IT버블 당시 과다한 설비투자로 인한 생산과잉과 수요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당분간 상승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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