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기아 K5 2.4GDI 시승기]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성능이 일품


기아자동차 K5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유럽 스타일'이다. 코너링에서 허리를 잡아주는 버킷형에 시트 포지션이 낮아 운전에 안정감이 있다. 두툼한 핸들 그립감은 지금까지 현대·기아차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손바닥을 잘 받쳐주는 느낌이다. 핸들링감은 아우디 A4에서 느낀 맛이 연상시킨다. 동급의 현대차 YF쏘나타보다 서스펜션이 단단해져 승차감이 알차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시속 180㎞를 달리다가 차선을 급격히 변경하자 K5의 엉덩이가 따로 논다. 핸들을 돌렸다가 급복원하면 뒷부분의 서스펜션이 잘 따라와주지 못한다. 아마도 2열 동승자를 고려한 듯한 서스펜션의 조화인 듯하다. K5의 하체가 받쳐주는 고속에서의 안전속도는 140㎞/h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과격한 'S'자 급코너링에선 날렵한 차체만큼이나 기대에 부응한다. 낮게 깔린 듯한 차체와 아스팔트와 밀착된 타이어가 한치의 오차 없이 코너를 쉽게 빠져나간다. K5에 최초 적용된 VSM기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되는 VSM은 차체제어장치(VDC)와 브레이크 잠김방지장치(ABS),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AC)가 통합된 신기술이다. 이번에 시승한 K5는 휘발유 직분사방식의 2.4GDI 엔진이 적용된 노블레스 트림. 변속 효율성을 높여주는 수동모드가 있는 6단 자동변속기와 GDI엔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승차는 배기량 2,359cc 직렬 4기통 직분사 엔진은 6,300rpm에서 201마력의 최고출력과 25.5㎏.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도요타의 베스트셀링카 캠리(2.5리터)의 175마력보다 높고 공인연비(13㎞/ℓ) 또한 캠리(12㎞/ℓ)보다 높다. K5에 최초 적용된 엑티브 에코시스템 덕이다. 핸들 아래의 '에코' 버튼을 누르고 주행하면 기어변속단계 느낌이 거의 없다. 마치 스쿠터의 변속 느낌이랄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지 않는 이상 '최대한 부드럽게 나가야지' 하는 느낌을 연출하는 듯하다. 엑티브 에코시스템을 끄면 차는 완전히 다른 성격으로 변한다. 중 저속에서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했다. 풀가속을 가하면 시속 140㎞까지 쏜살같이 올라간다. 3리터급 수입차에 버금가는 가속력이다. 그 이상의 속도에선 약간의 더딘 면이 있지만 속도계 바늘은 180㎞/h를 통과하고 200㎞/h 벽을 어렵지 않게 넘어선다. 중형급 국산차의 고질병인 고속주행 시 뜬 상태로 달리는 불안감은 많이 사라졌다. 어느 정도 단단해진 하체와 낮아진 무게 중심 덕분이다. 기아차 K7에 이은 K시리즈의 두 번째 모델인 K5는 디자인총괄 부사장 피터 슈라이어의 결정판이라는 호평이다. 향상된 성능도 내세울 만하지만 디자인 또한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다. 시승차는 검은색이었다. 검은색은 그 날렵한 라인과 각이 색상에 묻혀 버린다. 특히 K5의 경우는 더 심해 촬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역동적인 스타일의 늘씬한 K5를 처음 보는 순간 떠오르는 단어는 '다이내믹' 그 자체다. 패밀리룩이 완성된 라디에이터 그릴만 봐도 이젠 기아차라는 걸 알 수 있다. 날렵하게 잘빠진 블랙베젤을 적용한 HID헤드램프와 코너를 진입하면 켜지는 코너링 램프, 범퍼 아래 길게 나열된 하얀색 LED램프에선 아우디가 연상되지만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부담감 없이 잘 어울린다. 실루엣 라인은 YF쏘나타의 쿠페 형상과 동일하나 전혀 다른 이미지 연출로 강인한 남성미를 연출한다. 동급차종과 비교해 길이나 넓이는 비슷하나 높이는 오히려 낮아 스포츠카처럼 날렵하다. 뒷모습 또한 앞모습과 잘 조화돼 섹시하다. 살짝 치켜 올라간 'ㄷ'자 형태의 LED브레이크등이 매력적이다. 신차를 처음 대면하는 경우 그 디자인이 머리 속에 남아 여운을 남기는 차가 있는가 하면 여러 번을 봐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차도 있다. K5의 경우 전자로 누구나 싶게 끌리게 되는 그런 디자인이라는 생각이다. 센터페시아가 운전석 쪽으로 9.6도 기운 비대칭 디자인은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시킨다. 비대칭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운전자를 배려한 공간 배치가 인상적이다. 현재까지 국내 소개된 동급차종 중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K5와 YF쏘나타는 배기량 대비 가장 높은 출력과 연비, 풍부한 옵션을 자랑한다. 앞에서 언급한 엑티브 에코시스템을 비롯해 바이오케어 온열시트, 온열 스티어링 휠, 핸들이 돌아간 상태로 시동을 걸면 핸들정열경고를 해주는 핸들 정렬 알림 기능, 급제동 경보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앞좌석 통풍 시트 등 수입차에서나 봐왔던 옵션들이 즐비하다. 옵션에서 한 가지 아쉬운 건 후진변속 시 7인치 화면에서 비춰주는 후진 진행 방향표시가 빠진 점이다. 이번에 출시된 2011년형 쏘나타에는 적용됐다. K5는 최근 K7에 이어 한국산업시술원이 주관한 탄소성적표시 인증을 획득했다. 연비와 성능을 향상하고 배출가스는 저감한 저공해, 저연비, 고성능의 모델인 셈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제일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중형차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 온 쏘나타가 K5 출시로 인해 최근 다소 부진하다. 물론 한 배에서 나온 형제 간의 싸움이기는 하다. 쏘나타가 K5보다 좋은 상품성으로 다시 1위를 차지할지, K5의 역주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K5 판매가는 2.0 모델이 1,975만∼2,725만원, 2.4 모델이 2,825만∼2,96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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