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저축하자’라고 하면 요즈음 유행하는 말로 ‘웬 생뚱 맞은 얘기냐’는 반응이 십중팔구일 것이다.
우리가 삶의 미덕으로 여기는 저축의 본뜻은 ‘절약해 모아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투기, 뭉칫돈, 초단기 투자, 엄청난 기대수익 등이다. 따라서 주식과 저축을 전혀 별개의 것으로 간주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증권투자는 물론 저축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지난 2003년 말부터 증권회사에서 판매한 간접투자상품인 적립식 펀드로 인해 주식을 저축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 펀드는 정기적으로 소액자금을 장기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이 펀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이 증권에 대한 기존 인식과 투자 패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들이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일반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단적인 예로 최근의 통계를 보면 미국의 경우, 가계자산 중 주식비중이 31.6%, 현금과 예금비중은 13.2%로 주식으로 저축하고 노후에 대비하는 투자문화가 일반화돼 있다. 반면 우리는 현금과 예금비중은 평균 57.2%로 과다한 반면, 주식은 7.6%, 채권은 4.1%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도 주식시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시각과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부족에 따른 것으로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중등교육에서 자본시장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조차 다루지 않는다. 반면 미국은 중학교 교과서에 주식평가의 대표 척도인 주가수익비율(PER)이라는 용어가 소개될 정도로 자본시장에 대한 교육을 청소년들에게 실시하고 있다.
물론 학교교육만이 전부는 아니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투자현장에서는 증권회사가, 생산현장에서는 기업 등 여타 경제주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이제는 청소년들에게 저축과 절약의 미덕을 뛰어넘어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를 통해 올바른 투자문화를 심어줘야 한다. 청소년들이 합리적 투자의식으로 무장하고 미래 우리 경제의 주역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