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청년 20%가 1년 계약직… 장그래보다 못한 현실

청년(15~29세) 취업자 5명 중 1명이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는다는 참담한 통계가 나왔다. 2년 계약직으로 출발한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만도 못한 처지의 젊은이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증가폭과 고용률이 1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지만 청년 실업률은 9.0%로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씁쓸하다.


물론 희망적인 구석은 있다. 지난해 청년층 취업자는 15~29세 인구(950만3,000명)가 1년 새 4만5,000명 감소한 가운데서도 7만7,000명 늘어났다. 2013년 30%대로 주저앉았던 청년 고용률도 40.7%로 1%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청년고용의 질이 크게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청년 취업자가 늘었지만 구직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실업자는 5만4,000명, 실업률은 1%포인트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15~65세) 전체의 실업률이 3.1%에서 3.5%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절대 수준과 증가폭 모두 지나치게 크다. 고용률조차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과 2009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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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이 1년 이하 계약직인 청년 취업자 비중이 지난해 19.5%로 전년(21.2%)보다 낮아졌지만 4년째 20%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 언저리였던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금융위기 이후 정규직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된데다 경기침체로 비정규직 일자리조차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 취업난은 구조적 모순이 복합적으로 엉켜 있다. 우선 수요에 맞는 인재를 배출하는 교육 시스템 개혁으로 인력 미스매칭을 줄이는 한편 서비스 부문의 과감한 규제완화, 신성장동력 육성으로 좋은 일자리를 늘려가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임금이 정규직의 64%에 불과하고 사회보험 등에서 각종 불이익을 받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시정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규직에 대한 과(過)보호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해야 청년 고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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