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부장은 이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 직전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지역 및 국제정세의 심각한 변화에 따라 우리는 한국을 더욱 긴밀한 협력 동반자로 선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측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에 대해 “한반도 안정을 깨트리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추진과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은 일정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에 대해 논의하며 이른 시기내에 한중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시 주석이 취임 후 북한이 아닌 한국을 먼저 방문할 수 있도록 가능한 빠른 시기에 한중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도록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중국 국가주석들은 북한을 방문한 뒤 한국을 방문, 남북 중 북한에 훨씬 공을 들여왔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우리나라를 먼저 방문할 경우 최근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이 받는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는 우리측 입장과 달리 왕 부장은 조속한 회담 재개를 요청,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동중국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관계가 가까워진 만큼, 6자회담재개를 위해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구도가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대외 정책에 반감을 갖고 있는 만큼,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법찾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왕이부장을 접견했다. 왕이 부장은 27일 오후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