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1월 1일] 새해에는 문화산업 육성을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기축년(己丑年) 한 해를 보내고 경인년(庚寅年) 새해를 맞았다. 2009년, 세계 경제 및 국내 경제는 그야말로 '우울'했다. 그나마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선방했다. 특히 지난 1987년 노조 설립 후 해마다 연례행사로 파업을 벌이던 현대자동차 노조가 최근 임금과 단체협상을 무파업으로 완전 타결했다. 유일하게 파업이 없었던 1994년 이후 15년 만에 세운 기록이다. 고용창출·연쇄적 경제 효과 커 반면 비리ㆍ농성으로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뒷걸음치는 정치권과 예산 빼먹기와 조작 인사가 판쳐 비리로 얼룩진 정부는 그야말로 5류 이하 수준이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어느 해보다 크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의 2010년 경제성장률은 4.3%, 1인당 국민소득은 원ㆍ달러 환율 안정화로 2만달러대 재진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고유가ㆍ원고ㆍ고금리의 3고 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가치 상승을 통한 기업 체감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이자부담 확대가 잠재적 불안요소로 예상된다. 올해는 통화가치 불안정성, 부채 축소, 낮은 실업률 등이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지적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 위기 속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10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0 경제정책방향 민관토론회'에서 규제개혁,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내수를 확충하고 서비스 산업의 개방과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서비스업에 지식기반 투자를 촉진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서비스 산업을 강조한 것은 올해 정부의 핵심과제를 '일자리 창출'로 삼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고용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연 어떤 서비스 산업에 역점을 둬야 할까.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일찍이 "21세기 최후의 승부처는 문화산업"이라고 예고했다. 미국ㆍ영국은 물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문화산업 육성에 힘을 기울이는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문화 콘텐츠의 성공사례는 무궁무진하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300조원대의 수익을 낳았다. '반지의 제왕'이 제작된 뉴질랜드는 연쇄적 효과를 보면서 연평균 5.6%의 관광객 증가, 영상산업 146% 성장, 고용창출 약 2만명 등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누렸다. 우리나라도 이미 한류를 통해 문화산업의 잠재력을 발휘했다. '대장금'의 경우 직접적 생산유발 효과만 1,000억원대에 달한다. 특히 대만에서 인기를 끌며 LG의 가전제품 점유율이 1위로 뛰어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겨울연가'의 주인공 배용준이 불러일으킨 '욘사마' 열풍의 직간접적 경제효과는 현대경제연구원의 2004년 추정치로 관광유발 수입 8,400억원, 배용준 화보 200억원, 배용준 달력 100억원 등 3조원에 달했다. 여기에 콘텐츠 성공 케이스도 적지 않다. '뿌까'는 지난해에만 4,000억원의 매출을 일으키며 로열티 수입만 150억원에 달했다. '리니지' '메이플 스토리' 등 온라인 게임은 한국이 종주국으로 불릴 정도로 꾸준히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 보호 인식부터 심어야 그러나 무엇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콘텐츠는 공짜'라는 일반적 국민 인식이다. 영화 '해운대' '워낭소리' 불법복제 파문은 치명적이다. 2007년 발생한 총 범죄 183만6,496건 중 저작권법 위반사건이 3.7%을 차지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문화부가 올해 법 개정을 통해 영화 등 불법복제물을 내려받은 사람에게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기로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저작권 보호는 콘텐츠 산업 진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콘텐츠는 당연히 제값을 치르고 이용해야 한다는 풍토가 정착되는 것이다. 키 작은 남자가 루저가 아니라 불법으로 복제물을 내려받는 사람이 루저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새해 첫날이다. 모든 것을 잊고 호랑이해의 기운찬 첫 빛과 함께 우리 모두 지혜로운 위너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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