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랠리에서 소외됐던 반도체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주가의 할인요인으로 작용했던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하반기 가격 안정추세 지속으로 수익성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반도체 공급이 아직 과잉 상태인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하반기 반도체 가격흐름이 실적과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6.09% 오른 62만7,000원에 마감, 지난 4월13일(종가 60만1,000원) 이후 3개월 만에 60만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상승폭도 올들어 지난 6월 초(1일 3.93%) 이후 가장 높았다. 하이닉스도 전날보다 4.74% 오른 3만7,600원으로 장을 마쳐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여 만에 3만7,000원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 초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온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4~5월을 바닥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가 반등을 이끄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512메가 DDR2 D램의 경우 연초 개당 현물가격이 6달러에서 5월21일 1.69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2.3달러(5일 기준) 수준까지 회복했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수요 증가와 메모리 공급의 차질 가능성 등으로 D램 가격이 전저점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D램 가격이 양호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모리가 공급과잉을 빚고 있지만 반도체 업체들이 70나노급 미세공정으로 전환을 서두르면서 하반기 공급차질에 따른 가격 안정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50나노 미세공정으로 전환되고 있은 낸드플래시도 애플사의 ‘아이폰’ 인기에 힘입어 4기가ㆍ8기가급 신규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하반기 가격안정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아이폰 인기로 휴대폰 단말기업체들도 신규 제품들을 4ㆍ4분기에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16기가바이트급 이상 고용량 낸드플래시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IT주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함께 투자의견 상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IT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6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가격 메리트가 크고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삼성전자ㆍ하이닉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8,090억원에서 9,210억원으로 14% 높게 올려 잡았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ㆍ4분기를 바닥으로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 각각 1조2,400억원, 1조4,80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반도체 메모리의 계절적수요 증가로 3ㆍ4분기부터 실적감소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 투자의견을 ‘시장수준 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D램 재고 수준이 아직 높고 과잉공급으로 중장기적으로 가격 회복세가 이어질지 여부를 가늠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공급 부족과 애플 등의 주문 증가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의존도 높은 D램 시장은 가격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빠른 이익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