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무용콩쿠르를 통해 문화강국으로서의 한국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허영일(56ㆍ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집행위원장은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두번째인 이번 국제콩쿠르가 세계 문화교류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오는 9월4일부터 시작되는 이 행사는 발레, 컨템포러리 무용, 민족무용 분야에 85개팀 120명이 참가해 치열한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행사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데는 허 위원장의 노력이 컸다. 그는 국제무용콩쿠르의 기준을 만든 주인공. 허 위원장은 “지난 2003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무용콩쿠르의 국제적인 기준이 없다는 것을 알고 무용콩쿠르규정위원회를 발족했다”며 “39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모스크바콩쿠르에서도 이 문제를 뒤늦게 깨닫고 2004년 정식으로 국제무용콩쿠르연맹이 발족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는 국제무용콩쿠르연맹의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번 행사에서 허 위원장은 세계 최초로 민족무용을 경연의 장르로 포함시켰다. 80년대부터 민족무용에 관심을 가진 허 위원장은 “동양의 전통예술은 서양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역사가 깊고 다양하다”며 “민족무용의 국제콩쿠르는 전통을 전승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시대에 맞는 전통을 재창조하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민족무용 평가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을 수용해 올해는 참가국을 한ㆍ중ㆍ일 등 한자문화권으로 제한했고 ‘희망’이라는 주제를 참가 팀에 미리 제시해 보다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북한의 무용을 전승하고 있는 조총련계 한국인 이미남씨, 일본 민족무용가인 후지마 란코우씨 등이 초청돼 개막공연을 장식한다.
허 위원장은 “민족무용은 각 민족의 혼과 정서가 담긴 전통문화”라며 “서양 춤의 답습이 아니라 새로운 춤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적인 요청이 커지고 있는 만큼 민족무용은 중요한 무형의 자산이다. 콩쿠르를 통해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고 동양문화 교류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