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17대 대통령을 맞으며] <3> 창조적 리더십과 대북정책

차기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추진됐던 햇볕정책에 대한 성과와 문제점을 철저히 재검토함으로써 새로운 대북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집권시 추진할 대북정책의 목표를 ‘비핵화, 개방 3000’으로 설정하고 집권 5년간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을 이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10년 동안 햇볕정책을 추진한 결과 2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됐고 수십ㆍ수백 번의 각종 각급 남북대화와 협상이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이 남북교류협력의 중심 역할을 했고 년간 10만명에 달하는 남한 국민들이 북한 땅을 밟아볼 수 있었다. 이산가족상봉사업도 년간 수차례씩 매회 수백명의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과 가족상봉이 이뤄졌다. 이 같은 햇볕정책의 성과는 차기 정부에서도 계승해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게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햇볕정책의 긍정적 성과는 살려나가되 그동안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새로운 원칙을 정립하고 올바른 추진기조에 따라 바르게 추진돼야 한다. 햇볕정책이 간과했던 가장 큰 과오는 대북정책의 목표와 수단을 혼동하거나 고의로 훼손했던 점이다. 남북관계만 잘되면 다른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거나 회담이나 각종 교류협력사업 그 자체의 지속을 위해 남북 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왜곡하거나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그리고 우리민족끼리라는 폐쇄적 자주노선에 현혹돼 우리의 국가정체성에 거스르거나 국제사회의 보편적 흐름을 등한시한 잘못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 차기 정부가 출범하는 오는 2008년은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인권은 우리의 가장 귀중한 가치이자 정체성의 근간이다. 이를 굳건히 하고 이러한 기본 가치에 충실한 대북정책과 새로운 남북관계를 구현해야 할 책무가 차기 정부에 부여됐음을 대선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확고한 국가정체성에 기반해 21세기 우리의 국가이익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선진화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이러한 대전략 하에 남북관계의 위상을 재검토해야 한다. 외교ㆍ안보ㆍ국방ㆍ통일 분야는 물론 경제ㆍ사회ㆍ교육 등 전반적인 국정 방향과 과제들이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재조정되는 과정에 새로운 대북정책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 북한체제의 모순과 결함에 대해 진솔하게 지적하는 토대 위에서 북한 경제발전계획을 공동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납북자ㆍ국군포로문제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갖고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한 전략적 타개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6자회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되 필요시 우리 국가이익과 국제규범에 부합하는 합리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추진하는 결단과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은 상호주의에 입각해 사업의 효용성과 타당성을 꼼꼼히 따져 우선 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 대북지원사업은 분배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해 실질적 혜택이 북한 인민들에게 주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산가족문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절박한 사항으로써 집권 5년 내에 모든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과 상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특히 차기 정부는 지난 10년간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을 치유하는 한편 실용주의에 입각해 광범위한 국론결집을 이뤄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의 여망에 따라 21세기 한반도의 선진화와 새로운 남북관계의 발전 그리고 평화통일을 위해 창조적 리더십을 적극 발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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