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져있는 미국이 현재 가장 고민하는 것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가는 실업자 문제다. 평균 10%를 웃도는 실업률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순방 직후부터 틈날 때마다 강조하는 것도 일자리 창출일 정도다. 11월에 미국의 50개 주(州) 가운데 36개 주에서 실업률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 노동부가 18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실업률이 오른 주보다 하락한 주가 더 많은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 지난 4일 공개된 11월 전국 실업률이 10%로 하락하면서 예상보다 개선된 데 이어 미 노동시장에 두 번째로 날아든 희소식이다. CNN머니는 나머지 14개 주 중 실업률이 상승한 주는 8개에 그쳤고 나머지 6개 주는 변동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10월에 총 29개주의 실업률이 상승한 데다 13개 주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치(10.2%)를 뛰어넘었던 데 비하면 고용사정이 크게 개선됐다는 신호다. 웰스파고의 마크 비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차시장 침체로 지난 11개월간 실업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미시건 주는 11월에도 실업률이 14.7%를 기록, 부동의 전국 최고를 유지했다. 경기침체에 특히 취약한 미시건 주의 실업률은 지난 1982년 16.9%까지 치솟은 바 있다. 미시건 다음으로 실업률이 높은 주는 로드아일랜드 주(12.7%)였으며 캘리포니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가 모두 12.3%로 뒤를 이었다. 전국 최저는 노스다코타 주로 11월 실업률이 4.1%에 불과했다. 네브래스카 주와 사우스다코타 주도 각각 4.5%, 5.0%로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비트너는 "기업들의 근로자 해고 규모가 줄어든다 해도 전체적인 실업률은 계속 오를 것"이라며 "2010년 중반에 가서야 전체 실업률이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 상원은 19일 실업자에 대한 건강보험 보조금 및 실업급여 지급을 2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실업급여 및 건강보험 보조금은 이달 말에 종료될 예정이었다. 하원도 앞서 16일 연장안을 통과시킨 덕에 100만명의 미국 실업자들이 2개월 더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