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샷으로 단단한 그린을 공략하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다이빙 세리머니’를 꿈꾸는 한국 군단에 내려진 과제다.
대회 1라운드 경기가 치러진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ㆍ6,702야드)는 예상대로 장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길이가 길고 러프가 깊은 이 코스는 특히 그린이 단단하고 빠르다. 더구나 이날 기온이 37도까지 오르고 습도는 10%에도 못 미치는 뜨겁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그린은 더욱 단단해졌다. 짧은 클럽으로 높이 쏘아올리지 않으면 볼을 세우기가 힘든 조건이다.
첫날 선두 자리는 지난해 장타 부문 2위에 오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의 차지였다.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린시컴은 폭발적인 장타를 뿜어내며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몰아쳐 6언더파 66타의 깔끔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공동 선두에 나선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드라이버 샷 거리 20위권에 드는 선수다.
지난 시즌 후 근력운동과 스윙코치의 도움으로 드라이버 샷 거리가 25야드나 더 늘었다는 린시컴은 1라운드에서 최고 294야드를 날렸고 쇼트 아이언으로 높은 탄도와 강력한 스핀의 샷을 구사해 버디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정확도를 앞세워 선전을 펼친 선수들도 눈에 띄어 파워와 정교함의 대결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단신의 미야자토 미카(일본)가 1타 차 공동 3위(5언더파)에 올랐고 재미교포 제인 박(24)과 아리무라 치에(일본)가 공동 5위(4언더파)에 자리했다. 엄마 선수가 된 ‘원조 땅콩’ 김미현(34ㆍKT)도 자주 페어웨이우드로 그린을 노리면서도 2타를 줄여 양희영(22)과 함께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 후보로 꼽힌 신지애(23ㆍ미래에셋)와 최나연(24ㆍSK텔레콤)은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41위로 밀렸다. 그랜드슬램에 목 마른 박세리(34)도 같은 순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우승자 청야니(대만)는 공동 10위(2언더파), 이번 시즌 2승을 거둔 캐리 웹(호주)은 공동 7위(3언더파)로 대회를 시작했다. 지난주 KIA클래식에서 신지애를 꺾고 우승한 산드라 갈(독일)은 공동 5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셸 위(22ㆍ위성미)는 2오버파 공동 54위로 마친 뒤 “샷 컨트롤이 안 됐다”며 최장타자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