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승엽(36ㆍ삼성 라이온즈)이 지난 17일 시범경기 개막 축포를 터뜨리자 이번에는 한화 이글스의 거포 김태균(30)이 기다렸다는 듯 담장을 넘겼다. 김태균은 18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6대0 한화 승리)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인 1회말에 3점 홈런을 작렬했다. 1사 1ㆍ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투수 강윤구의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았고 타구는 직선으로 날아가 왼쪽 펜스를 넘어갔다. 김태균은 연습경기를 포함해 10경기 만에 시원한 복귀 홈런을 신고하며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의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다.
데뷔 해인 2001년 20홈런을 달성하며 신인왕에 올랐던 김태균은 2008년 31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는 등 2009년까지 9년간 국내에서 188홈런을 쌓았다. 이후 일본 지바 롯데와 3년간 계약한 김태균은 2010년 21홈런을 쳤지만 지난해에는 부상 탓에 1홈런의 초라한 성적을 낸 뒤 계약 해지 후 사상 최고액인 연봉 15억원에 친정팀인 한화로 돌아왔다.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뛰다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은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불을 뿜었다. 3번 지명타자로 17일 잠실 LG전(8대3 삼성 승리)에 나서 5회초 1사 2루에서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린 것. 이승엽은 18일 LG전(7대3 LG 승리)에서도 안타 1개를 추가했다.
아시아 홈런왕(56개)이자 한ㆍ일 통산 483홈런을 때린 '국민타자' 이승엽과 '포스트 이승엽'의 선두주자인 김태균이 일찌감치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내달 7일 개막하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홈런왕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도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