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소득증가율이 소비증가율을 밑돌면서 총저축률도 17년만에 최저인 26%로 떨어졌다. 한마디로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98년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가장 나빠졌다는 뜻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 잠정추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47조4,38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3% 증가했으나 물가 등을 감안한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질GNI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00년4분기(-0.6%)이후 처음이며, 증감율로 보면 98년 4ㆍ4분기(-7.2%)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7% 성장한 데 비해 실질GNI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나온 것은 교역조건악화로 국민소득의 실질구매력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그만큼 악화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총저축률은 전년동기보다 0.8%포인트 하락한 26%로 지난 86년1분기의 25.5%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은 가처분소득 증가율(5.8%)이 소비지출 증가율(6.9%)보다 낮아 저축할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저금리기조가 계속돼 저축심리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