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닭의 해와 새로운 창조

김인 <삼성SDS 사장>

새해 첫날 닭띠 중에는 문사(文士)와 문화 예술인들이 유난히 많고 ‘닭의 해에 태어난 이들은 붓이나 마이크를 잡아야지 권력이나 돈을 잡을 생각은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는 칼럼을 읽었습니다. 문화 예술은 곧 창작활동이므로 닭의 해를 맞아 창조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류문명에 큰 영향을 끼친 많은 창조물과 사건은 처음에는 참으로 보잘것없는 것이 많았다고 합니다. 토머스 에디슨이 지난 1879년 백열전구를 처음 발명했을 때는 그 빛이 너무 어두워 촛불을 켜고서 ‘불 켜진 전구’를 찾았다고 합니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 만든 인류 최초의 비행기인 ‘플라이어호’는 1명의 조종사를 싣고 12초 동안 36m를 비행했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 5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우고 대륙을 횡단하는 초대형 여객기를 당시에는 상상이라도 했을까요. 1770년 프랑스의 니콜라 조제프 퀴뇨가 만든 증기 자동차는 시속 3.2㎞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마차보다 느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걷는 것보다도 느린 ‘자동차’였습니다.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는 1950년 만들어진 ‘다이너스 카드’입니다. 당시 다이너스 카드 회원은 겨우 200명이고 이들의 카드를 받아주었던 가맹점은 뉴욕에 있는 14개 식당뿐이었다고 합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 전세계 신용카드 사용자는 10억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가맹점은 3,300만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누군가가 최초로 만든 창조물은 시간이 흐른 후에 보면 보잘것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이 단초가 되고 계기가 돼 종국에는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았습니다. 한 명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입니다. 이는 곧 하나의 창의적인 발명품이 수없이 많은 응용을 낳고 이를 통해 인류의 삶의 질이 변화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창조이고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있는 것을 개량하는 것은 어쩌면 쉬울 수 있지만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그래서 더욱 가치 있는 것입니다. 닭띠 해인 올해는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창조성이 더욱 발휘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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