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택배시장 진출 꾀하는 농협의 선택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은 지난 2011년부터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말 또다시 택배시장 진출 조짐이 가시화하자 물류업계 전체가 농협의 택배진출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현재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가 없는 농협이 직접 택배사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나 기존 택배사를 인수해 택배사업에 진출하는 데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반 택배업 가세땐 치킨게임 가속

그러나 법적 문제가 없다고 농협이 택배시장에 무턱대고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이미 레드오션에 빠져버린 택배시장에서 어느 한쪽이 죽어야 끝나는 치킨게임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물류업계가 주장하는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 반대 이유이기도 하지만 농협은 일반 택배업보다 본업에 충실하면서 물류사업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이미 농협은 농협물류를 산하에 두고 15개의 방대한 농협 관련 물류 분야 사업을 벌이고 있어 이를 더욱 특화하고 발전시켜 농산물 물류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우선 콜드체인(cold chain)으로 불리는 신선농산물이나 식품 관련 물류의 성장이 가속화할 상황에서 농협물류는 단순한 농협의 자회사 물류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기농과 신선농산물이 각광 받으면서 관련 물류 서비스 요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의 시장조사기업인 마켓앤드마케츠는 세계 콜드체인 시장 규모가 2013년 980억달러에서 오는 2019년 2,33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매년 15%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신선농산물 및 식품 관련 물류는 일반품목보다 고부가가치 물류가 가능해 최근 물류산업 내 새로운 영역으로 각광 받고 있다. 물론 농협물류도 신선농산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에 국한된 일부 영역이라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토대로 미주나 유럽 등 콜드체인 미래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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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도 마찬가지다. 농협물류가 기존 택배업체들과의 협업으로 농산물 및 식품을 전문으로 한 프리미엄 택배 서비스를 개발해 명절과 휴가철 같은 성수기에도 소비자들이 신선농산물과 식품을 이상 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웃돈을 주고라도 프리미엄 택배를 이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택배업체들의 수익모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농산물 분야 물류 서비스 특화해야

또 농산물 및 식품 택배 서비스 수준도 향상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농산물 수출 활성화를 위해 2000년부터 수출농가 및 업체에 수출 물류비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지만 수출장려금을 무의미하게 지원하기보다 농협물류가 주체가 돼 수행능력을 강화하고 국제운송 통합운영을 통해 수출농가나 업체에 실질적인 혜택이 가도록 해야 한다.

농산물 물류의 강점을 가진 공기업으로서 농협이 농어민과 국민들의 편익을 대변하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농산물류 융복합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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