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hot-line)’을 개설하기로 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라도 기업인과 직접 통화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휴대폰 번호를 기업인들에게 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핫라인은 취임 직후 비서관들과 직접 통화할 수 있도록 한 비서관 전용 휴대폰에 이은 조치이다. 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강조해온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ㆍ기업친화적)’ 원칙을 실천하겠다는 것으로 새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기업인들을 적극 동참시키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기업인 전용 핫라인’을 이 대통령이 평소 이용하던 휴대폰으로 할지 아니면 별도전화를 개통해 사용할지 등에 대한 문제와 전화번호 공개대상 범위 등 기술적인 문제는 확정되지 않았다. 기업 핫라인은 당초 청와대 집무실에 별도의 유선전화를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퇴근 후에도 전화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휴대폰으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평소에는 수행비서에게 핫라인 휴대폰을 맡겨 전화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업무시간 이후에는 직접 관저로 가져가 잠자리에 들 때도 머리맡에 둘 계획이라고 한 참모가 전했다. 핫라인 번호는 기업인들에게 개별적으로 통보하거나 재계단체 등을 통해 비공개를 전제로 알려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번호는 참모와 지인들에게도 일부 알려줄 계획이지만 가급적이면 ‘기업인 전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기업인 전용 핫라인 개설은 이미 지난 대선기간에 약속한 `공약' 가운데 하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중기 대상 강연에서 “최근 해외 출장길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가 휴대폰으로 실무자의 보고를 받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기업인이 대통령에게 직접 휴대폰으로 통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대선 직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도 투자확대를 독려하며 “직접 전화연락을 해달라”고 말했다.
한 참모는 “기업인 핫라인 개설은 이 대통령이 대선기간에 경제인들에게 한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이라며 “거창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CEO 출신으로 기업인들의 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열린 청와대'를 만들어 `소통'의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물가대책과 관련, “물가 문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물가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