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경기침체로 교역량이 급감하면서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더욱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만약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각 국간 경쟁이 더해질 경우 세계 경제는 연쇄적인 무역 위축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릴 것이란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도 각국의 보호주의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세계 경제는 10년이상의 최장기 경기침체기를 맞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1월까지 미국의 연간(2007.11~2008.11)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고, 수출은 1.7% 줄어들어 수출입 교역량이 모두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수출입 규모는 유가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총 3,980억달러에서 3,260억달러로 1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교역 상대국별로는 수입의 경우 11월까지 1년간 영국으로부터의 수입이 21.1%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고, 이어 일본 19.2%, 독일 11.9% 순으로 축소됐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년간 5.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수출 역시 영국에 대해 12.2% 감소했고, 중국에 대해서는 10.7%, 일본에는 1.6% 각각 줄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번영의 바탕이 된 미국의 수요가 줄면서 무역량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각국의 생산력 감퇴를 불러 와 경제 회복을 더욱 지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상무부의 자료에서도 전세계 교역 감소분 중 3분의 2는 미국의 수입이 줄어 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의 극심한 지출 감소와 기업 투자 위축 등을 반영하고 있다. WSJ은 이 같은 미국의 수요 감소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대미 수출을 통해 성장해 온 선진국들은 물론 아시아 등 신흥공업국가들에게 큰 우려를 던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 지난해 11월 무역 규모가 1년 전보다 27%나 줄어 사상 최대폭의 감소세를 보이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중국도 최근 발표된 12월 무역수지 통계에서 최소한 10년래 최악의 무역 감소를 기록했고 독일도 11월 수출 규모가 11.8%나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에 대한 적신호가 켜졌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나이젤 골트는 "경기침체기에는 대체로 교역 증가세가 둔화되긴 하지만 이처럼 전 세계 무역 규모가 급격히 감소한 것은 1982년 이후 처음"이라며 "이는 결국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