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 잇따라 분양…전세값 치솟아 실수요자 내집마련 고민 <br>“실제 계약으로 이뤄질지 두고 봐야”
|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운 신규분양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30일 문을 연 서울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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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가 저렴하길래 모델하우스 한번 나와 봤어요. 요즘 전세값이 워낙 비싸니까 한번 분양 받아 볼까 고민 중이에요”
개천절 연휴에 서울 종로구 운니동 삼성래미안 크레시티 모델하우스를 찾은 40대 주부 김모씨는 아파트 평면, 층별 분양가, 분양 조건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그는 그동안 서울 강남구 방배동에서 전세를 살아 왔는데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요즘에 분양되는 아파트 중 분양가가 싼 아파트를 중심으로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불안 때문에 움츠렸던 건설사들이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워 가을분양에 나서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연휴를 맞아 모델하우스를 열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전농뉴타운을 재개발한 삼성 '래미안전농크레시티'가 일반분양을 시작했고,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각각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 대우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와 동부건설의 인천 ‘계양센트레빌 2차’, 대전 도안신도시 '호반 베르디움' 등의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어 주말 내내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민호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 분양소장은 "연휴 3일간 2만5,000여명이 다녀갔다"며 "수도권 분양시장이 저조한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방문객이 많이 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연휴 기간 동안 매일 5,000~8,000명의 방문객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경기 불안 속에서도 수요자들의 발길을 이끌어 낸 것은 다름아닌 저렴한 분양가. 전농 크레시티는 당초 3.3㎡ 당 분양가를 1,600만~1,700만원 선으로 책정했으나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1,300만~1,400만원선으로 300만원 가량 낮췄다. 84㎡(25평)형은 3억8,000만~4억700만원, 152㎡(46평)형대 분양가를 6억5,000만~6억9,000만원선이다.
서수원 대우푸르지오도 3.3㎡당 740만~840만원선으로 인근의 아파트 시세보다 100만원 가량 낮게 분양가를 책정했다. 호반 베르디움 역시 1주 앞서 분양한 단지보다 총분양가 기준으로 1,600만~2,000만원 가량 가격을 낮췄다.
그러나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들이 모델하우스를 찾았지만 실제 청약,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전농 크레시티의 경우 분양가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계약률이 저조하다면 추후 분양될 단지들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형 래미안 전농크레시티 분양소장은 "저렴한 분양가와 파격적인 계약조건으로 일단 수요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며 "이 단지의 계약률이 서울 분양시장의 분위기 반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