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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의 사나이들 몸값 보여줬다

베일, 바르샤전 50m 질주 쐐기골 국왕컵 우승 견인… 다나카, 데뷔 3경기서 28K 양키스 새 역사


그라운드에서, 마운드에서, '1,000억원의 사나이들'이 거품 논란을 비웃었다.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스타디움에서 엘클라시코(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 라이벌전)로 벌어진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결승. 이날의 주인공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아닌 레알의 웨일스 출신 미드필더 가레스 베일(25)이었다. 1대1이던 종료 5분 전 베일은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동시에 주저앉게 하는 결승골로 레알에 우승컵을 바쳤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의 오른손 선발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6·일본)가 또 '사고'를 쳤다.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3대0 양키스 승)에서 8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에 탈삼진 10개를 곁들여 승리투수가 됐다. 2경기 연속 10탈삼진으로 시즌 성적은 2승에 평균자책점 2.05. 그가 데뷔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22이닝)에서 솎아낸 삼진은 28개. 역대 양키스 투수의 데뷔 3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베일의 한 방에 트레블 꿈꾸는 레알=관중석의 호날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날 국왕컵 결승 후반 40분에 나온 베일의 '원더 골'을 보고서였다. 베일은 수비 한명을 달고 '치고 달리기'로 거의 50m를 질주해 골을 뽑았다. 이 골로 레알은 구단 사상 첫 트레블(주요 대회 3관왕) 가능성을 키웠다. 통산 19번째 국왕컵 우승에 올 시즌 엘클라시코 전적에서도 2패 뒤 1승으로 체면을 차린 레알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선두 아틀레티코에 승점 3점 뒤진 2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강에 올라 있다. 베일은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동료이자 우상인 호날두 대신 팀의 대들보 구실을 완벽하게 해냈다. 반면 메시가 최근 2경기에서처럼 기대 이하의 활약에 그친 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 첫 3연패를 당하며 6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할 처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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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은 지난해 여름 레알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 역대 최고인 1,480억원의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선수다. 2012-2013시즌 26골(44경기)로 EPL 최우수선수에 오르기는 했지만 최고 이적료를 찍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베일은 올 시즌 38경기에서 20골(리그 14골, 챔스리그 5골, 국왕컵 1골) 14도움을 올리며 호날두(시즌 45골)의 완벽한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이날은 호날두의 공백까지 훌륭히 메웠다. 베일은 "레알에 온 뒤 첫번째 트로피를 들었다. 완벽한 밤"이라고 말했고 BBC는 "이적 후 베일은 빅매치에서 골이 없다는 비난에 시달렸지만 마침내 레알의 우승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전세기·혹사 논란도 훌훌=다나카의 몸값은 베일보다도 더 '억' 소리 난다. 올 초 양키스가 일본 라쿠텐 구단에 주는 이적료 2,000만달러를 포함해 7년 1억7,500만달러(약 1,810억원)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5위의 초대형 계약. 지난해 라쿠텐에서 24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했지만 다나카가 미국에서도 첫해부터 통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계약 뒤 2억원을 들인 전세기로 뉴욕에 입성해 뒷말이 많았던 다나카는 혹사 논란도 있었다. 미국 언론들은 다나카가 일본프로야구에서 7년을 보내는 동안 매 시즌 150이닝 이상을 던졌다는 자료를 근거로 '내구성'을 의심했다. 하지만 다나카는 의혹에 대한 대응을 3경기 연속 쾌투로 대신했다. 17일 경기에서 맞은 안타 2개는 번트 안타였고 데뷔 3경기에서 쌓은 28탈삼진은 양키스 구단 기록뿐 아니라 1900년 이후 메이저리그 전체를 봐도 최다 탈삼진 공동 3위의 대기록이다. 1위는 2010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의 32개.

이날 다나카를 상대한 컵스 중견수 저스틴 루지아노는 "다나카의 스플리터(변화구)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직구(최고시속 150㎞)는 빠르지 않았지만 다른 구종들의 제구가 워낙 뛰어나 더 빠를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릭 렌테리아 컵스 감독 또한 "공이 손에서 떠날 때는 직구인데 타자 바로 앞에서 낙하한다. 타자들은 바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나카가 올 시즌 사이영상(최고 투수상) 강력 후보라는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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