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가의 화두는 단연 ‘미래에셋’이다.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로 자금 쏠림 현상이 일어난 후 화두의 쏠림 현상도 심해졌다. 증권맨이든 기자든 모이면 미래에셋 이야기다. 최근 들어 펀드 판매수수료로 먹고산다는 은행권도 마찬가지이다. 증권 포털 게시판에도 미래에셋의 투자 방식에 대한 논란의 글이 조회수 상위를 달린다.
대화의 구성은 칭찬과 비판의 혼합형이다.
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들은 역시 다르다며 칭찬했다.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다 보면 그 회사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안되는 자산운용사’ 매니저들은 심지어 조는 경우도 있는데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들은 치열하게 질문하고 토론한다”고 전했다.
물론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부 종목들이 기업 내용에 비해 주가가 과하게 올랐거나 실적이나 펀더멘털에 비해 과하게 저평가돼 있는 주식은 대부분 미래에셋의 시장 왜곡 행위 때문”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다. 기업의 객관적인 펀더멘털이 아니라 미래에셋에서 평가하는 펀더멘털인 ‘미래멘털’이 좋아서 혹은 나빠서 미래에셋이 과하게 사들이거나 심하게 외면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형 증권사의 한 임원은 얼마 전 미래에셋의 시가총액이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서던 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증권사 축에도 끼지 못했던 미래가 언제 이렇게 컸나”라며 한탄을 하기도 했다.(이후 다시 삼성증권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 증권사의 투자전략팀장은 “다른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이 잘 안되도 걱정, 잘되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의 펀드가 실패할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떠날까봐 걱정되지만 너무 잘돼도 경쟁사로서는 배아픈 상황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좀더 큰 그림을 보면 다른 증권사들도 손 놓고 부러워 할 일만은 아니다. 미래에셋은 지금처럼 자산운용시장이 커지기 전부터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해왔다. 자산관리 업무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취약한 국내 금융회사가 비교적 소수의 인력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른 금융회사로서는 현재의 선택이 미래의 또 다른 ‘미래에셋’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