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발 긴축정책 놓고 내분 휩싸인 프랑스

경제·교육장관 등 공개적 반기

올랑드 내각 총사퇴·조각 지시


프랑스 정부가 유럽연합(EU)의 권고로 추진 중인 재정긴축 정책으로 내분에 휩싸였다. 경제수장을 비롯한 일부 각료들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고 이에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현 내각 총사퇴 및 새 조각 구성을 지시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마뉘엘 발스 총리에게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맞는 새 내각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새 내각 명단은 26일 발표된다.

앞서 발스 총리는 이날 오전 자신을 포함한 내각 총사퇴서를 제출했다. 지난주 말 일부 장관들이 정부의 현 정책기조에 공개적으로 항명한 데 대한 책임성 사표 제출이다.


프랑스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에 따르면 아르노 몽트부르 경제장관은 "프랑스 실업률이 오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라며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긴축기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올랑드 대통령과 발스 총리를 향해 "긴축정책을 강요하는 EU의 압박이 프랑스 경제를 좀먹고 있다"며 "우리 경제정책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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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누아 아몽 교육장관도 EU의 긴축정책을 주도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겨냥해 "유럽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한다"고 비난했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좌파인 사회당 소속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1년반 만인 올해 초 기존의 복지 및 세금확대 정책에서 방향을 틀어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친기업 정책 및 공공 부문 지출감축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올해 1·4분기 및 2·4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연이어 '제로 성장'에 머물면서 올랑드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프랑스 대통령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집권 사회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고 올랑드는 민심을 수습하려는 차원에서 '프랑스의 토니 블레어(영국의 전 총리)'로 불리는 당내 우파 성향의 발스를 총리로 내세우는 새 내각을 구성한 바 있다. 당시 임명된 장관들의 이번 항명사태로 올랑드는 4개월 만에 또다시 조각을 할 처지에 놓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올랑드의 경제회생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2분기의 GDP가 연속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올랑드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음이 이번 내분사태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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