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르헨 모라토리엄 선언, "아르헨사태 美·IMF도 책임"

모라토리엄(외채 지불유예)이냐, 사실상의 디폴트(채무불이행)냐를 놓고 아르헨티나 사태를 보는 시각이 혼재돼 있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의 '처방전'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이 같은 상황이 초래된 일차적 원인은 IMF의 구제금융 처방에 문제가 있다는 것.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이코노미스트인 모리스 골드스타인은 "아르헨 사태는 근본적으로 아르헨 정부가 초래한 것이지만 IMF와 미국도 계란세례를 피하기는 어렵다"면서 "IMF는 페르난도 델 라 루아 전 대통령과 도밍고 카발로 전 재무장관이 재정적자 제로 공약을 실천하지 못하고 정부의 부채 부담을 확대시켰음에도 금융 지원을 강행, 오늘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월가 일부에서는 IMF의 최대 주주인 미국의 폴 오닐 재무장관이 일부 정책 당국자들의 반대에도 불구, IMF 지원을 강행했다며 미국 책임론도 제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책적 비판을 넘어 다분히 감정이 실린 비난까지 하고 있다. '조르날 도 브라질' 등 남미 언론들은 IMF가 구제금융 지원과 관련해 아르헨티나 정부에 너무 가혹한 조건을 내걸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요인을 감안해 터키에는 적절한 지원을 해 준 반면 아르헨에는 그렇지 못했다는 차별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4일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인해 사무라이 본드에 투자한 일본인 투자자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일본에서 발행한 사무라이 본드(미 상환분)는 총 1915억엔 규모로 2만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이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무라이 본드 투자자들은 조만간 모라토리엄 선언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데, 만일 아르헨 정부의 방침을 거부키로 결정하면 즉시 원리금의 일시 상환을 촉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식당과 침실, 심지어 이발소까지 설치돼 있는 아르헨 대통령의 호화 전용기가 매물로 나왔다. 보잉 757-23A기를 개조한 '탱고 01호(號)'는 아르헨 국민 사이에서는 카를로스 메넘 전 대통령의 사치 생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아돌프 로드리게스 사아 대통령은 "국가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팔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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