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스트로스칸과 공적 책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기소한 뉴욕 맨해튼 검찰의 사례는 오래도록 현대 정치와, 법, 미디어, 그리고 섹스 중독에 관한 중요한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지난 5월 스트로스칸은 호텔 여종업원 성추행을 포함한 7개 혐의로 뉴욕 검찰에 기소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는 익명의 프랑스 사업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IMF의 수장일 뿐만 아니라 내년에 있을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주의 정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를 기소한 뉴욕 맨해튼 검찰의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검사는 "강제적인 성추행 행위를 뒷받침할 증거가 있다"고 했다. 또 피해자로 지목된 여종업원의 진술을 "설득력 있고 확고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로 인해 스트로스칸은 타블로이드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주 대법원은 피해 여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며 여종업원의 말에 신빙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여종업원은 사건 다음 날 마약복용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남자친구와의 통화에서 "걱정하지 말라"며 "이 남자는 돈이 많으며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욕주 대법원은 1일 칸의 가택연금을 해제했다. 이제 칸은 어디든 갈 수 있다. 물론 이 사건은 아직 공식적으로 끝나지 않았지만 여종업원이 스트로스칸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검찰이 그의 전화 통화를 증거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의 은행 계좌에 거액이 입금된 사실이 스트로스칸의 무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인들'을 탓하는 프랑스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스토로스칸의 명성과 지위가 그를 항상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국제기구의 수장으로 일하거나 혹은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공인으로의 명성과 사적인 생활을 모두 보호받을 수는 없다. 스트로스칸과 같은 인물은 사소한 잘못에서부터 중범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 현재 미디어 시대에서 스트로스칸은 그의 모든 행동에 대해 공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공적인 삶에서 은퇴하는 것이 낫다. 스트로스칸의 사례는 검찰ㆍ미디어ㆍ정치인ㆍ유명인,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에게 교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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