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총재, "경제개발 기여 인권탄압은 잘못"

朴 전대통령 평가에 박근혜 "뻔한 응답" 시큰둥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7일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박근혜 부총재가 배석한 가운데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 전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그분의 공과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지만 국민 에너지를 결집, 산업화와 근대화의 토대를 구축하고 우리 경제를 발전시킨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그분의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경제적 업적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유신과 민주화 탄압 등 일부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를 내린 셈이다. 이 총재가 지난 5일 당직자들과 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박 전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지 않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박 부총재는 이 총재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을 삼가면서도 불만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 부총재는 이 총재 회견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총재의 발언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한참 뜸을 들인 뒤 "선친의 업적 가운데 경제부분은 누구나 그렇게 말하는 것 아니냐"며 "중요한 것은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지난 6일 당의 정체성에 강한 의문을 표시하면서 '박 전대통령에 대한 호ㆍ불호를 분명히 해달라'고 재촉했던 박 부총재는 "이 총재의 오늘 발언을 통해 마음의 일단을 알기는 했지만 모든 일은 억지로 되는게 아니라 평소 철학의 문제"라고 말해 마음이 편치 않음을 내비쳤다. 양정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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