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슈 in 마켓] 월드컵 수혜주 힘 받을까

새벽 경기 탓 소비확대 효과 크지 않을 듯<br>분위기보다 실적 주목해 옥석가려야<br>음식료·미디어 특수 기대 힘들어… TV는 판매촉진 예상


오는 13일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수혜주'가 힘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와 한국 주요 경기 시간이 주중 새벽 또는 이른 아침에 예정돼 있어 월드컵 개최에 따른 소비 확대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특수'가 사라진 시장에서 월드컵 수혜주 찾기에 애먹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애매한 경기 시간으로 전통적인 월드컵 수혜주인 음료 및 주류, 육계 등 음식료 업종의 수혜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주류업체들은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주류 판매량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러시아전이 오전7시, 알제리와 벨기에 경기가 각각 오전4시와 오전5시에 열린다. 첫 경기가 토요일 오후8시30분에 시작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감안하면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에는 아쉬운 시간대다.


음식료 업종과 함께 전통적인 월드컵 수혜주인 미디어주도 이번 월드컵에선 기대만큼 힘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월드컵 당시 SBS는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었고 광고 수익 등으로 2·4분기 실적이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송 3사가 모두 중계하는 만큼 수익도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벽 시간에 경기가 집중되면서 광고 수주 또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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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문가들은 월드컵 분위기보다 실적 등 해당 기업들의 기초체력에 집중해 투자할 종목을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월드컵 당시 우리 증시에는 뚜렷한 수혜 업종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실제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유통, 의료정밀, 기계, 건설, 은행 업종 순으로 업종별 수익률이 높았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에는 의료정밀, 철강금속, 운수창고, 화학, 보험 등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며 "과거 월드컵 개최기간 동안 한국 증시의 업종별 등락 추이를 보면 월드컵 수혜 업종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증시에는 뚜렷한 수혜 업종이 없었지만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이 많았다"면서 "하이트맥주·롯데칠성·마니커 등 음식료주의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개최기간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보면 일정 부분 월드컵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실질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꼽히는 업종은 정보기술(IT)·자동차 업종이다. 프리미엄 TV의 경우 브라질 월드컵이 판매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진호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10년간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005930) 액정표시장치(LCD) TV의 평균 판매단가를 살펴보면 월드컵 행사가 있는 해에 4%포인트 높았다"면서 "2·4분기 TV 수요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브라질 월드컵이 프리미엄 TV 수요 개선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전자는 11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삼성전자도 지배구조 이슈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동차 업종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가 함께 스폰서로 참여한 첫 번째 월드컵인 2010년에 코스피지수는 21.9% 상승했지만 현대차는 43.4%, 기아차는 152.4%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며 "이번 월드컵은 신차 출시와 기간이 겹쳐 마케팅 효과가 2010년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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