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자 채권형 펀드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채권형펀드의 신규자금 유입액은 공ㆍ사모 합쳐 8,492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에 유입된 규모(7,509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 석 달 동안 자금이 빠져나갔던 것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내채권형펀드의 인기가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기준금리가 연내 또 한번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2일 기준금리를 3.25%에서 3%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한 두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주요 채권 수익률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어 이러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수익률은 지난 6월말까지만 해도 각각 3.30%와 3.41%를 기록했지만 이달 2일에는 2.79%와 2.92%까지 내려간 상태다. 투자자들에게는 금리하락(채권값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수익률도 다른 펀드를 앞서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공모펀드 기준으로 국내채권형펀드 수익률은 3.56%로 같은 기간 코스피(2.97%)와 국내주식형펀드(1.64%) 를 앞서고 있다. 최근 한달 수익률 역시 코스피와 국내주식형펀드가 각각 1.40%, 0.75% 오른 가운데 국내채권형펀드는 1.48%의 수익률로 앞서고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형펀드의 경우 7월 한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데다 증시 불확실성에 따른 안정적인 자금 운용 수요가 커지며 지난달 큰 폭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개인 투자자의 경우 국공채 투자와 비슷한 수익률의 다른 대안 상품에 관심이 커 국내 채권형 펀드에 큰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다"며 "지난달 유입된 자금 대부분은 기관 또는 법인이 사모펀드에 투자한 돈일 것"이라고 전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7월 국내채권형 사모펀드의 순유입 자금은 8,727억원으로 공모와 사모를 합친 전체 금액(8,492억원)보다 많았다.
기관이 국내채권형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면 개인들은 이머징 국공채나 선진국 하이일드채권 등 해외채권형펀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해외채권형펀드에는 올 들어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특히 개인 투자자 중심의 공모형은 순유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우 신용등급 평가 체계가 엄격해 굴지 기업의 채권도 하이일드 채권으로 분류된다"며 "상대적인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매력이 부각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올해 들어 이 상품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