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뉴욕증시는 올해 마지막주로, 월가의 펀드매니저와 브로커들은 대부분이 보너스를 챙겨들고 휴가를 떠났고, 크리스마스 휴일이 끼어 있어 거래량이 극히 저조한 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실적을 공개하는 상장기업도 별로 없다. 따라서 소액 투자자를 중심으로 내년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의한 미세한 상승세가 기대된다.지난주는 크리스마스 전주에 나타나는 산타클로스 랠리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간 단위로 다우존스 지수가 2.3% 상승하고, 나스닥 지수는 0.4% 하락함으로써 장세 자체는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9.11 테러 이후 10월부터 12월까지 석달간의 주가 지수 움직임을 보면, 나스닥 지수는 30%, 다우존스 지수는 13% 상승했다. 분기별 상승률로는 3년만의 기록이다.
과거 경험을 미루어 1월에는 증권시장에 돈이 유입되는 이른바 '1월 효과(January Effect)'가 나타나는데,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4분기의 상승세가 새해에도 이어질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에는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데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만, 아직도 기업 수익은 엉망이다. 올해 500대 기업 수익은 지난해보다 16.3%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는데, 내년초에도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좋아질 것인지가 미지수다. 1월에 대한 기대는 기업들이 얼마나 장사를 잘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 한해를 마무리하는 주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은 뉴욕 증시가 오후 1시에 폐장하고, 시카고 상품거래소는 폐장한다. 독일, 일본, 이탈리아등 세계주요 증시는 26일까지 휴장한다.
이번주엔 ▦27일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12월) ▦28일의 내구재 주문, 주택건설동향(11월)등이 발표된다.
11월 내구재 주문량은 10월에 12.7% 급등한 뒤라서 6.1% 하락할 것으로 PNC 파이낸셜 서비스가 전망하고 있다. 신규주택 및 기존 주택도 지난 11월 미국의 날씨가 따듯했기 때문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1월 82.2에서 12월에 83.0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메릴린치는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유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녹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이 같은 지나간 통계보다는 새해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복의 타이밍과 강도가 어떻게 될 것인지 하는 논쟁이 월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도 지나간 날보다 다가올 날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월가 투자자들은 9ㆍ11 테러 전후에 10년만에 최악의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이젠 회복의 토대가 형성되고 있다는데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있다.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더해질수록 증시의 상승 폭과 속도도 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발표하는 분기별 실적과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들이 발표하는 통계수자에 매달리는 것도 과거의 거울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 회복에 대한 자신감 확산
지난주 워싱턴 DC에서는 1,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협상이 무산됐다. 민주당의 톰 대슐 상원 의원이 법인세를 인하해서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는 경기부양안에 반대함으로써 벌어진 일이다. 일단 내년에 다시 논의될 예정이지만, 미국에서는 굳이 부양책이 필요없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재정자금을 투입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재정 적자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2주 연속 40만명 이하로 떨어져 경기가 거의 저점에 와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공식적인 경기예측기관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경기 침체를 고용곡선의 하락을 가장 큰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업자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조만간 신규 일자리가 해고자 수를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컨퍼런스 보드에 앞서 발표한 미시간대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8.8로 11월의 83.9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두 기관의 지수가 때론 엇갈릴때가 있지만,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 활동이 살아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은 어려워졌지만, 지난한해동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1차례에 걸쳐 4.75% 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한 과단성 있는 조치가 내년에 큰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러 이후 산업재고가 급감하면서 이번 경기침체의 주 요인이었던 투자 부문에서 회복의 토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