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연극 작품들이 속속 무대에 오른다. 8일 막을 올리는 ‘갱스터 넘버원’과 25일 관객에게 선 보이는 ‘8인의 여인’이 그들.
연극 ‘갱스터 넘버원’은 영국 극단에서 호평을 받은 뒤, 2000년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져 대중의 사랑을 받은 작품. 보스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잔혹한 깡패의 인생을 다뤘다. 한국 영화 ‘넘버 쓰리’가 보스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채 제거된 깡패를 통해 조직 폭력배 세계의 잔인함을 드러냈다면 ‘갱스터 넘버원’은 보스의 자리에 오른 사나이의 공허한 승리를 집중 조명했다.
연극 ‘안티고네 인 서울’을 연출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젊은 연출가 전용환 씨가 연출을 맡아 화려한 액션과 무게 있는 대사를 조화롭게 풀어냈다. 비열한 방법으로 넘버원의 자리에 오른 늙은 깡패 두목 역할은 뮤지컬 ‘루나틱’의 김도신 씨가 맡는다. 늙은 깡패 두목의 역할 모델이자 그를 깨우치게 만드는 조직의 예전 두목 박태식 역할은 연극 ‘칠수와 민수’의 김홍수 씨가 맡아 관객의 감정선을 자극할 예정이다. 8월 8일~ 9월 30일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 (02)745-2124
1970년대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극작가 로베르토 토마스의 연극 ‘8인의 여인’도 오는 25일 개막, 늦더위를 식혀줄 전망이다. 2002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동명 영화의 원작인 이 연극은 고립된 저택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용의자인 동시에 탐정 역할을 떠맡은 8명의 여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용의자들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동성애ㆍ불륜 등 그 동안 감췄던 비밀을 털어놓는다. 등장인물 간의 얽히고 설킨 이해 관계에서 전개되는 코믹한 대사와 행동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연극 ‘썸걸즈’를 연출한 황재헌 씨가 연출을 맡아 미묘하고 세심한 인물의 특징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국내 연극계의 거목이라 할 수 있는 이주실 씨가 가족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할머니 ‘마미’ 역을 맡는다. 남성 출연자 없이 8명의 여배우들로만 극이 전개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8월 25일~ 10월 7일 대학로 이다 1관. (02)742-9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