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유독 올해 들어 여동생 김경희를 대통한 채 경제분야 현지지도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북한 매체 보도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5일 낸 ‘상반기 김정일 공개 활동 관련’ 자료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올 상반기 현지지도는 총 77회로 지난해와 같다. 그러나 분야별로는 경제분야가 33회로 가장 많았고, 군 관련 21회, 외빈접견 등 대외활동 6회, 공연관람 등 기타 분야가 17회다. 경제 관련 현지지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회에서 올해 33회로 늘어났고, 군 현지지도는 27회에서 21회로 줄었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현지지도를 가진 것에 대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분야 비중을 높게 둔 것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전에 둔 상황인데다 지난해 말 화폐개혁 실패 후 흐트러진 경제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수행 인물의 면면도 다소 변화가 있어 주목된다. 올 상반기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은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으로 총 56회를 기록했다. 특이한 점은 김 경공업부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행 상위 10위권에도 들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어 김 경공업부장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45회를 수행해 지난해 42회로 2위를 차지했던 역량을 올해에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김 경공업부장과 그의 남편인 장 부위원장의 김 위원장 수행 빈도가 높아진 데 대해 경제난 극복은 물론 3남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 구축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제를 챙기는 과정에서 경공업부장을 맡고 있는 김경희의 역할이 커졌으며, 장성택의 경우 후계구도 구축 과정에서의 역할이 커지면서 당연히 수행 빈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 건강악화에 따라 친인척을 옆에 둠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