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연초에 비해 이번 달 들어서는 기업들의 불안감이 차츰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1천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경영환경과 정책과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곳 중 4곳가량은 테이퍼링이 경영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25일 밝혔다.
1월(37.4%)과 2월(36.3%) 조사의 응답률은 비슷했다.
테이퍼링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기업도 15.6%(1월), 13.2%(2월)에 달했다. 결국, 50%가량이 ‘영향이 없거나 긍정적’으로 본 셈이다.
대한상의는 1월 하순 미국·중국의 제조업 지표 둔화와 아르헨티나·터키 등 신흥국의 일시적 경제 불안 증폭으로 1월보다는 2월 조사에서 우리 기업의 불안감이 다소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테이퍼링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 기업은 그 이유로 ‘수출 증가’(52.3%), ‘경제 불확실성 해소’(26.5%), ‘대외투자 수익 개선’(14.4%) 등을 차례로 꼽았다.
실제로, 의료용 카메라를 수출하는 A사는 지난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고전했으나, 양적완화 축소를 고려해 하반기 경영계획을 세워보니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은 가격 경쟁력 향상과 세계 경제 회복으로 수출 실적이 작년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테이퍼링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답은 47.0%(1월), 50.5%(2월)로 집계됐다.
부정적 영향을 든 기업은 ‘경제불안 심리에 따른 내수 위축’(32.5%)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미국 경기 위축’(27.7%), ‘물가·원자재가 부담 증가’(20.4%), ‘신흥국 경제불안’(12.3%) 순으로 응답했다.
테이퍼링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으로는 ‘시장금리 안정’(29.4%), ‘원자재가 안정’(28.3%), ‘환변동 리스크 지원 강화’(24.5%) 등을 꼽았다.
조동철 대한상의 경제분과 자문위원(한국개발연구원 교수)은 “테이퍼링이 지속되겠지만 신흥국과 국내 경제 간의 펀더멘털 차별성이 부각돼 우리 경제에 미치는 단기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불안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수 있고 우리 금리도 언젠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현재 기업경영 환경에 대해서는 ‘좋지 않다’라는 응답이 60.0%로 ‘좋다’(40.0%)보다 많았고, 매출 전망은 증가(29.1%)와 감소(24.5%)가 비슷했다.
기업들의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수요 감소’(35.5%), ‘임금·원자재 등 원가 상승’(31.3%), ‘신규 수익원 미확보’(26.0%) 등이 꼽혔다.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과제로는 ‘내수시장 활성화’(38.4%)를 첫손에 꼽았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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