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등 발생위험 증가커피를 많이 마시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크게 증가, 동맥경화 등과 같은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지선하 교수(예방의학과)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26~49세 사이의 성인남녀 885명을 대상으로 커피와 콜레스테롤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커피 1잔당 약 2mg/dl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지 교수에 따르면 유럽인과 미국인으로 구성된 대상자들에게 8주간 하루 6잔의 커피를 마시게 한 후 혈중 콜레스테롤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1인 당 콜레스테롤이 11.8mg/dl 증가했으며 특히 증가한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증 등을 일으키는 LDL 콜레스테롤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 교수는 "혈중 콜레스테롤이 1mg/dl 증가 시 관상동맥질환 발생율이 평균 2%씩 높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고 강조했다.
지 교수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증가와 관련된 물질은 커피에 포함된 커피기름 성분인 '카페스톨'(cafestol)과 '카윌'(kahweol)로 이 두 성분이 체내에서 담즙분비를 감소시킴으로써 콜레스테롤 생성이 많아지게 한다는 것.
반면 카페인이 함유된 일반 커피와 카페인이 없는 커피(decaffeinated coffee)를 마신 사람들간에 콜레스테롤치 변화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은 콜레스테롤 증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프림,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순수한 커피만을 마셨을 때의 결과이며 여기에 프림, 설탕이 포함되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동맥경화증 환자 등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평소 가급적이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미국역학회지(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돼 그 동안 학계에서 논란이 돼 왔던 커피의 콜레스테롤 증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매듭을 지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98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촐 콜레스테롤 평균수치는 남성이 184mg/dl, 여성이 177mg/dl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기준인 200mg/dl 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으로 서구화된 기름진 식단이 늘어나고 커피 한잔의 휴식과 만남이라는 커피문화의 확산은 국민보건을 위해 반가운 일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영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