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고유가 악재 속에서도 실적 호조를 보인 국내 대형 중공업체들이 이번 주말부터 일제히 휴가에 돌입하면서 다양한 혜택으로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소를 포함한 대형 중공업체들은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생산직 사원들을 모두 쉬게 하며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휴가비를 지급하고 휴양지 시설까지 제공하는 등 꿀맛같은 여름 휴가를 제공할 계획이다.
◇ "우리 모두 휴가갑니다" = 현대중공업은 오는 28일 노조창립 기념일을 기점으로 여름 휴가에 돌입해 8월 6일까지 10일동안 쉬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STX조선,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7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일제히 휴식기를 갖는다.
이처럼 대형 중공업체들이 일제히 쉬는 이유는 생산 공정상 한 라인이 정지하면다른 라인도 가동할 수가 없어 아예 여름철이 되면 토.일요일을 겹쳐 한주를 쉬는 게 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업체의 경우 뜨거운 열과 싸움해야 하는 용접 및 야외 작업이 많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쉬는 게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대우조선측은 "7월말부터 8월초까지 가장 덥기 때문에 대부분의 조선업계가 이 시기에 일제히 휴가에 돌입하고 있다"면서 "이미 생산 목표는 달성한 상태라 경영에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 "실적 따라 휴가비도 두둑" = 대형 중공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호조세를 유지함에 따라 직원들은 두둑한 휴가비를 챙겨 휴가길을 앞둔 마음이 한층 가볍다.
울산 현대중공업은 당초 전 직원들에게 휴가비 30만원씩을 지급할 예정이었지만최근 임단협에서 휴가비를 50만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으며, 대우조선은 거제조선소직원들에게 50만원씩을 일괄 지급키로 했다.
또한 올해 굴삭기 해외 수출로 수익이 향상된 두산인프라코어는 휴가비 50만원씩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며, 두산중공업과 STX조선도 30만-40만원 정도씩의 휴가비를 줄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반 중.소형 제조업체의 경우 올해 수익 악화로 휴가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형편임을 고려하면 이들 조선.중공업체 직원들은 장기 휴가와 두둑한 휴가비로 쾌적한 휴식을 보낼 수 있게 된 셈이다.
두산중공업측은 "매년 일정 액수의 휴가비를 지급해왔으며 올해 실적 또한 나쁜편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 "휴양지 시설 지원도 수준급" =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송재병 사장과 김충배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시 관성해수욕장에서 하계휴양소 개장식을 가졌다.
이 휴양소에는 몽골텐트, 샤워장, 주차장 등이 갖춰져 있으며 대폭적인 편의시설 신설 및 보강공사를 통해 쾌적한 휴가 환경을 조성한 상태다.
현대중공업도 하서리 하계휴양소에 대한 정비를 마치고 최근 문을 열었으며, 이시설에는 공연과 문화행사를 할 수 있는 무대와 대형 텐트(5개동) 및 그늘막 텐트(4개동)를 추가로 설치하고 최대 57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아울러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거제 조선소 인근 해수욕장간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자체 휴양 보조시설을 확충하는 등 직원들의 휴가에 만전을 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직원들이 기분 좋게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조선업 특성상 바다에 인접해 있어 인근 해수욕장 등에 직원 편의시설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