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0월 2일] 대학 안 나와도 최고대우 약속한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전국 공업고등학교 교장회 임원 20명을 수원 공장으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고학력자가 아니더라도 톱클래스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삼성이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혀 학력중시풍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표기업이 우수 기능인력 채용을 확대해 좋은 대우를 해줄 경우 간판보다 성실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빛을 보고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는 풍토 조성이 앞당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23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올해도 기능대회 입상자 중심으로 공고 졸업생 120여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채용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삼성이 공고 교장단을 초청해 신입 채용계획을 설명한 것은 처음인데다 오너가 직접 공장시설을 안내하며 기능인 우대 방침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삼성의 이 같은 방침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공정사회' 실현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삼성이 이렇게 성장한 데는 기능인력의 도움이 컸다"는 이 부사장의 말대로 기능인력은 삼성만이 아니라 우리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숙련된 기능인력이 없었더라면 전기전자ㆍ자동차ㆍ조선ㆍ철강 등 주력업종이 지금처럼 세계적 경쟁력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역할에 비해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기능올림픽에서 우승해도 눈길을 크게 끌지 못하며 급여 등 처우 면에서도 대졸자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제조업 경쟁력 유지 및 강화를 위해서는 기능인력울 우대하는 풍토가 확립돼야 한다. 기능인력이 대접받게 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과 이에 따른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청년실업의 큰 요인 중 하나는 구직자의 눈높이가 높다는 점이다. 대졸 실업자가 넘치는데도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고를 나와도 취업이 잘되고 좋은 대우를 받는 사회가 되면 너도 나도 대학에 진학하려는 풍조가 개선되고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간판보다는 실력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교육낭비를 없애고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이다. 삼성전자가 앞장서는 기능인력 우대가 재계 전반에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