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지역연대 고려안해"민주당 한화갑(63) 고문은 16일 '대권 후보 영남-당권 호남'을 고리로 하는 노무현 고문과의 연대설과 관련, "지역화합을 위한 연대는 국민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포기한 뒤 당권에 도전한 한 고문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대담을 통해 "지난달 광주 대선후보 경선 때 특정지역이 아닌 특정계층의 지지로 노무현 후보를 1위로 만들어준 광주시민의 결정을 보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동서화합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고문은 또 "민주당은 법정관리 기업도 아니고 부실기업도 아닌 여당인데 언제까지 관리인이 당을 관리해야 하느냐"며 "당의 권리는 당원으로부터 나오고 당원의 지지를 받아야만 행사될 수 있도록 정말로 당의 위임을 받은 확실한 당의 중심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 고문은 최근 경제실상에 대해 "아직 계층간 소득격차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경제동향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단계로 매우 고무적"이라며 "국민 일체감 형성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요즘 주로 어떻게 활동하고 계신지요.
▲지구당을 순방하면서 대의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대의원들로부터 당의 발전방향과 지구당의 애로사항을 듣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당권 획득을 위한 각오를 말씀해주십시오.
▲정직하고 성실한 자세를 계속 유지할 것입니다. 누가 당의 중심이 돼 당을 쇄신하고 국민의정부가 추진했던 개혁정책을 뒷받침하느냐 하는 점이 대의원들의 결정기준이 되고 대의원들의 지지획득에 중요한 요소가 돼야 합니다. 저는 이런 방향으로 대의원들의 많은 지지를 얻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작년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탄탄한 조직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다른 후보자와 차별화 전략은.
▲특별히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지는 않지만 자동적으로 당의 정통성에 있어서 만큼은 제가 다른 후보와 비교 안될 정도로 차별화돼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당의 화합과 통합, 단결을 이뤄내 당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고 금년말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우방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당권경쟁에서 한광옥 전 대표와의 대결을 동교동계 구파와 신파의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그런 구도로 보지 않습니다. 당원들이 최고위원을 선출하고 당원들은 모두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원이 당원과 경쟁하는 것입니다. 이는 당의 모습을 쇄신하고 변화시켜 당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것입니다.
-올들어 한국경제가 금리 안정 속에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있는데 실제 피부로 많이 느끼고 계신지요.
▲아직도 계층간 소득격차가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최근 경제동향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단계로 매우 고무적입니다. 금년 1년동안 열심히 노력하면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믿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앞으로 국민 일체감 형성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로 증시 실상을 경제성적표로 비유하는데 최근 증시상황(종합주가지수 900선)을 어떻게 보시며 혹시 주식투자 경험이 있습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아직 상장되지 않은 한겨레신문 주식을 액면가 기준으로 30만원어치 가지고 있는 것 외에는 전무할 정도로 저는 주식투자와는 거리가 멉니다.
과거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해 손해를 봤기 때문에 증시가 활성화돼 그 손해를 벌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주식시장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봅니다.
-'대선후보 영남-당대표 호남'을 명분으로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무현 고문과의 연대설이 제기되고있는데 진위를 들려주십시오.
▲지난달 16일 광주에서 실시된 저희 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때 광주시민의 결정을 보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동서화합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모든 국민이 단조로운 생활과 변화없는 삶을 살아가면서 변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해온 점이 노무현 후보의 지지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계층의 지지였지 지역의 지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지역화합을 위한 연대는 국민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정치인 노무현 후보에 대한 소감은.
▲소신있는 정치인이며 개성이 뚜렷합니다. 앞으로 미안한 얘기지만 잘 다듬어지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자행보를 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에 대해서도 평해주십시오.
▲많은 접촉이 없어서 잘 모릅니다. 그러나 퍼스트레이디를 대행했기 때문에 국제적인 매너는 상당히 돋보인 것 같습니다.
-금세기 뉴리더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다음 대통령은 어떤 스타일의 지도자를 국민들이 선호할 것으로 보십니까.
▲앞으로 지도자는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은 생활정치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것이죠.
국민들로부터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는 지도자, 높은 데 있지 않고 국민들과 눈높이를 같이 할 수 있는 지도자, 국민들에게 배타적이지 않고 애정을 갖는 지도자상 등이 국민들이 바라는 지도자상입니다.
-민주당이 당면한 문제점이 무엇이며 개혁방안이 있다면.
▲당의 중심이 없어 중앙당과 지구당의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지구당이 중앙당에 어떤 일을 의뢰하면 답이 나오지않아요.
그동안 당의 중심이었다고 하는 대표는 단순 관리자였지 당의 위임을 받은 지도자는 아니었습니다. 관리자가 당의 중심에 서서 당을 관리하는 관행은 청산돼야 합니다.
민주당은 법정관리기업도 아니고 부실기업도 아닌 여당인데 언제까지 관리인이 저희 당을 관리해야 합니까.
관리형 대표는 관리에 필요한 자기조직을 유지하면서 축소지향적으로 당을 운영합니다. 때문에 정말로 당의 위임을 받은 대표로 확실한 당의 중심을 세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저희 당을 신뢰하고 지지할 것입니다.
계보관리 차원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을 담아내면서 당을 운영하면 개혁과 쇄신의 목소리를 얼마든지 수용하게 될 것입니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임할 생각이신지요.
▲당의 모습을 계파관리가 아니라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형태로 탈바꿈시킬 계획입니다. 한화갑이가 대표가 되니까 저렇게 달라졌구나 하는 소리를 듣게 할 겁니다.
-최근 민주당 국민경선이 지나친 이념 논란과 후보 흠집내기 등 비생산적인 싸움으로 번져 국민적 관심이 멀어져 가는 측면이 강합니다만.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에 생각이라는 이념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처럼 공산주의냐 아니냐 하는 것을 가지고 이념 대결하거나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하게 마련입니다. 우리 지구상에서 거론할 가치도 없고 큰 국제조류에 순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남북대결구도 또는 국경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비생산적 논쟁에 불과합니다. 국가 경쟁력을 높여 세계와 경쟁하기 위한 대안을 가지고 논쟁해야 합니다.
-기업인, 경제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마디 부탁합니다.
▲기업은 돈 벌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사업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돈벌이를 위해 경쟁하는 사회입니다. 돈을 버는데는 법과 질서가 있고 기업인은 이것을 지켜야 합니다.
그게 정상적이에요. 그러나 부자가 되는 것을 미국처럼 성공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죄악시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거부감도 가져서는 안됩니다.
사회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되는 과정이 정당하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몰라도 부자가 되는 것 자체를 나쁘게 봐서는 안돼요.
대담:황인선(정치부장)
구동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