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

낙동강 하류 지역의 수해로 많은 국민이 실의에 빠져 있다. 하늘을 원망하다가 그 분노가 부실공사 책임의 의혹이 있는 건설회사와 감독 책임이 있는 정부에 대한 손해배상 요구로 바뀌었다. 집이 다 떠내려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허탈감에 비오는 거리에 누워서 항의시위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안쓰럽고 마음이 무겁다.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는 의식주다. 집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주거를 포함해 집안에서 보관하는 의복과 양식 모두를 잃은 것이기에 삶의 기본요소를 모두 상실했다는 의미다. 부실공사 여부에 대한 책임은 앞으로 가려지겠지만 우리나라 건설공사와 관련된 문제점을 한번 짚어보고 싶다. 최근 프랑스에 다녀온 아는 교수님이 얘기 끝에 아는 사람이 1600년대에 건축한 아파트에 거주하더라고 말씀하시면서 프랑스 건축의 견고성과 연관해 건축공사의 중요성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일제시대를 지나 50~60년대의 절대가난의 세월을 거쳐 70~80년대 허리띠 졸라매며 경제성장을 이뤄온 우리는 오늘날 '삶의 질'을 추구하며, 일부이기는 하지만 선진국의 근로형태인 주5일 근무를 실시하는 사업장도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아직 부실공사의 개연성을 안고 있는 건설업계의 고질적 관행인 하도급체제가 엄연히 존재하면서 시공과 관련해 불안한 눈초리를 거둘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건설공사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국제환경 속에서 우리는 선진국의 앞선 기술을 배우고자 열심이다. '세계 속의 한국'을 외치며 해외로 나가 기술을 습득하기도 하고 로열티를 지불해가며 선진기술을 들여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아직 부실공사로 인한 대형사고의 기억이 생생하고 수마가 할퀴고 간 피해마저 부실공사로 가중됐다는 항의시위를 보면서 건설공사 시스템의 선진화를 앞당기기 위한 정책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일이든지 항상 내가 그런 경우에 처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일을 처리한다면 적어도 위와 같은 의혹은 없을 것이다. /박창달<한나라당 국회의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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