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용ㆍ물가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3월 실업률이 4.8%를 기록, 지난 2004년8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의 4.4%에서 0.4%포인트 악화된 것으로, 전문가 예상 치인 4.6%도 웃도는 수준이다. 3월 구인비율은 2월의 0.59배에 비해 크게 줄어든 0.52배를 기록, 지난 200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100명의 구직자에게 52개의 일자리만 주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채용 규모는 7.9% 줄어든 반면 구직자 수는 4.6% 증가했다. 지난 3월 전국 근원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한 100.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007년 9월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물가가 하락한 것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감을 증폭시켰다. 특히 교통 및 통신비는 5.4%나 내려 물가하락을 주도했다. 다만 이번 물가 하락 폭은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0.2%보다는 완만한 편이었다. 이날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일본 재무상은 "한달 물가 동향으로는 디플레이션에 빠졌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면서도 "대외 수요 감소세 속에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등 경기 침체를 벗어 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올 3월 산업생산이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졌지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잇따를 수밖에 없어 고용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와증권 SMBC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일본 국내외 수요 회복이 따라주지 않으면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금융 부문과 경제가 함께 호전되지 않으면 일본 경기는 2010년 이후 두 번째 하강이 불가피하다"며 "중앙 은행인 일본은행은 정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위해 장기국채 매입 규모를 늘리라는 독촉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