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7년도 M&A 주목하라

◎기업가치 상관없이 주가급등 매력/내년 4월부터 공개 매수제도 강화/법 시행전 완료위해 ‘봇물’ 이어질듯지난 95년부터 서서히 활개를 쳤던 M&A(Mergers & Acquisitions:기업인수합병)가 96년에는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의 핵심테마로 부각됐다. M&A의 위력은 우선 최근 발생한 한화종합금융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한화종금의 2대주주였던 박의송 우풍상호신용금고회장이 우학그룹과 연계해 10대재벌군에 속한 한화그룹을 상대로 경영권인수 의사를 공식선언해 지분경쟁이 가속화된 것은 M&A의 모든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재벌그룹도 M&A의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인 것은 물론 2대주주를 포함한 소수주주들의 쿠데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한화그룹과 박회장측의 지분확보전이 가열되면서 한화종금의 주가는 10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1만원대였던 주가가 한때 4만원대를 넘어섰으나 양측의 매수주문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한화그룹과 박회장측의 지분경쟁이 종결되지 않는한 한화종금 주가가 추가상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분경쟁의 여지가 남아있다면 M&A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지방소주사의 OB맥주 주식 매집, 항도종금을 둘러싼 효진과 서륭의 공개매수 공방전등은 더이상 증시에서 M&A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주식시장에서는 1, 2대주주간의 지분차이가 크지 않은 기업과 예전부터 증시에서 M&A루머에 휩싸였던 기업들의 주가가 레벨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M&A관련 기업의 주가는 일단 기업자체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실제 M&A가 진행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가 어느 순간 M&A가 마무리되면 상승한 속도만큼 주가의 하락속도도 걷잡을 수 없는 위험이 있지만 매수, 매도시기를 적절히 선택하면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M&A관련주가 매력적인 종목이기는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쉽게 M&A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남들보다 빠른 정보력이 있는 투자자들은 M&A관련주로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상투에서 주식을 매입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마주 자체가 증시에서는 심리적인 「패션」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종목의 M&A가 현실화 됐을때 다른 M&A관련주의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가 있어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증권 관계자들은 『올해 증시에서 가장 핵심테마주를 꼽으라면 M&A관련주』라고 단언하고 있다. M&A는 정확히 말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 됐다. 지난 7월 재경원에서 증권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M&A제도를 대폭적으로 손질해 공정한 게임의 장을 마련한 대신 M&A과정의 투명성을 혁신적으로 높였다. 그중 핵심적인 내용은 누구든지 발행주식의 25%를 취득할 경우 50%+1주를 반드시 공개매수해야 한다는 것. 대주주간의 M&A가 결국 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보장하고 소수주주들은 M&A 사실을 뒤늦게 알아 오히려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공개매수 의무화를 통해 소수주주들의 권익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또 공개매수를 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동원된 자금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등의 부담을 지게 했다. 결국 내년 4월1일부터 개정된 증권거래법이 시행되면서 10%이상 대량주식보유를 금지한 증권거래법 200조가 폐지돼 M&A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개매수제도의 강화로 M&A의 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그동안 은밀하게 M&A를 추진해온 기업들은 내년 4월 개정된 증권거래법이 시행되기 전에 M&A를 완료하는 것이 여러가지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올 하반기부터 우후죽순처럼 M&A에 나섰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적어도 개정된 증권거래법이 시행되기전인 내년 1·4분기까지 M&A는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닌 테마주로 꼽아야 할 것이다. 물론 선진국에서는 『M&A는 주식시장에서 금세기말까지 가장 주목해야 할 재료』라는 평가를 이미 내리고 있어 내년 1·4분기 이후에도 M&A는 국내 증시에 계속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정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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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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