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과 ASEAN

金대통령의 이번 ASEAN 정상회의 참석은 다목적이다. ASEAN국가들은 물론, 특히 베트남과의 관계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으로 한때는 총부리를 맞댄 적대국가였다. 그러나 지난 92년 수교후 양국은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물꼬가 트인이래 이제는 정치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번 베트남 방문은 베트남을 비롯한 ASEAN 국가들과의 교류를 확대, 시장가치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여느면 「세일즈외교」의 연장선상이다.ASEAN은 역내 인구가 5억에 달하는 엄청난 시장이다. 아직은 경제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유러공동체(EU), 남미공동시장(MERCOSUR) 등에 이어 아시아 유일의 경제블록이다. 우리나라의 대ASEAN교역현황을 보면 지난해의 경우 수출 203억달러, 수입 125억달러를 기록했다. 우리의 제4위의 교역시장이자 제1위의 흑자시장이다. 건설시장 진출도 활발해 97년말까지 286억달러나 수주, 역시 제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의 ASEAN투자도 90년대 이후 급증세를 보여 지난 9월말 현재 1,985건, 55억달러에 달한다. ASEAN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와 경제통합 가속화 방안 을 담은 하노이 행동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시아자유무역지대(AFTA)의 조기실현을 위해 관세를 5%로 낮추는 목표연도를 당초 2003년에서 2000년으로 3년 앞당기며, 2003년까지 관세폐지 품목의 확대도 명시할 전망이다.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아시아통화기금(AMF) 구상이다. 이번 회의에서 오부치 총리가 내놓을 카드가 관심거리다. ASEAN은 값싼 노동력, 풍부한 자원 등으로 역동적인 경제성장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의 통화위기로 회원국들간의 결속력도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이번 회의는 회원국들간의 단결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金대통령의 이번 ASEAN참석이 중국이나 일본방문에 못지 않게 주목을 끄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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