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여름철 패션 화룡점정 '선글라스'





한국 사람들의 까탈스러움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시쳇말로 선진국 시장에선 ‘먹혔던’ 제품도 한국에 오면 실패하기 일쑤다. 해외 유수의 화장품 회사들이 신제품 샘플 테스트를 한국에서 하는가 하면, 몇몇 할리우드 영화들은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에서 최초 개봉을 할 정도다. 한국 사람들만 ‘예스’라고 하면 해외 어느 시장에 제품을 내 놔도 팔린다는게 세계적인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들의 생각이다. 선글라스 시장도 마찬가지다. 5년 전 셀린느, 에스카다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이탈리아 공장에 ‘스페셜라인 선글라스(한국인의 취향과 얼굴형에 맞게 디자인된 국내용 제품)’ 설비를 별도로 설치했을 정도다. 이탈리아 명품 선글라스 공장에 스페셜 라인을 만든 나라는 한국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국내 유통 선글라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페셜 라인 선글라스는 국내 에이전시들이 한국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을 본사에 제안, 협의를 통해 제작한 제품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안면이 비교적 평평한 한국 사람들의 신체 구조에 맞게 제작됐다. 때문에 스페셜 라인 선글라스는 본사에서 디자인해 전 세계 시장에 팔리는 월드와이드형 선글라스 보다 국내 시장에서 더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됐다. 김동수 롯데백화점 잡화팀 구매담당자는 “5년 전 스페셜 라인 선글라스가 출시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던 국내 선글라스 시장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강남권과 강북권에 따라 구입 비율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스페셜라인 선글라스가 잘 팔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스페셜 라인 제품이 한국에서 붐을 일으키면 이듬해 월드와이드형(전세계 시장에 판매되는 모델)으로 출시돼 전세계 시장에 판매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형 모델이 전세계 선글라스 시장의 트렌드를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스페셜 라인 출시’외에도 국내 선글라스 시장을 붐 업 시킨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2003년을 전후해 나타난 ‘레트로(복고풍) 스타일’ 이다. 유상백 현대백화점 잡화팀 대리는 “연예인들이 얼굴 반을 가릴 정도로 큰 선글라스를 끼고 나오기 시작하자 대중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작은 렌즈 선글라스를 촌스럽게 느끼기 시작했다”며 “그 당시 많은 이들이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를 구입했고, 선글라스 시장은 새로운 모델 특수로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향후 2~3년간은 복고풍 ‘잠자리 선글라스’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말해 변화가 있더라도 큰 틀에서 레트로 스타일의 기본 공식을 유지하되 약간의 변화를 꾀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 같은 트렌드의 정체에 대해 유상백 대리는 “이제 빅 선글라스의 경우 살 사람은 다 샀다”며 “내년에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하지 못해 소비 정체로 이어진다면 한국 선글라스 시장의 내일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어린 시절, 선생님이 선글라스를 그리라고 하면 기자는 까만 알 두 개에 다리를 그려넣었다. 그리고 선글라스를 쓴 사람은 웬지 수상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졌다. 어릴 적 그렸던 까만 알의 선글라스는 일반적인 선글라스 모양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졌고, 자신을 숨기려고 선글라스를 쓰는 사람도 없다. 새로운 트렌드가 선글라스 모양을 바꿨고, 시장을 바꿨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여름철 대표 패션 아이템 ‘선글라스’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서 잘 팔리면 세계 시장 대박" 요즘은 선글라스가 사계절 패션 소품으로 팔리지만 원래의 기능을 생각한다면 선글라스의 계절은 역시 여름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 나들이 활동에는 멋을 내기위해서가 아니라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품이 바로 선글라스다. 선글라스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과 함께 잘 고르고 잘 쓰는 방법도 함께 알아봤다. ■맥아더의 선글라스는 레이밴 제품 선글라스는 미국에서 군수용으로 처음 태어났다. 1920년 미육군항공단 소속 존 맥클레인 대위가 세계 최초로 대서양 논스톱 횡단에 성공한 게 선글라스가 탄생한 계기다. 맥클레인은 대서양 횡단 비행시 고공의 강한 햇빛 때문에 심한 눈부심과 구토ㆍ두통을 느꼈고, 미육군항공단은 이를 해소하고자 독일 출신 광학자가 뉴욕에 설립한 바슈롬(Bausch & Lomb)사에 보안경 제작을 의뢰했다. 바슈롬사는 이 안경이 조종사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1936년 ‘레이밴’(Ray Banㆍ글자 그대로 광선을 차단한다는 뜻)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대중 판매를 시작했다. ‘레이밴’ 선글라스가 한국 사람들에게 널리 선보인 것은 한국전쟁 때 맥아더 UN군 총사령관이 이를 착용하면서부터. 한국인들은 생소한 이름 ‘레이밴’을 ‘라이방’이라고 편하게 불렀고, 이윽고 ‘라이방’은 선글라스를 뜻하는 보통 명사처럼 통하게 됐다. 레이밴이 처음 대중화시킨 선글라스 디자인은 일명 ‘잠자리 안경’이라고도 불리는 ‘보잉’ 스타일. 레이밴을 상징하는 이 스타일은 아직도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멤버들, 톰 크루즈, 존 F. 케네디 등이 이 스타일을 사랑한 유명인으로 꼽힌다. ■시장의 70%는 수입 명품 국내서 유통되는 선글라스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수입 명품, 국산, 중국산 저가 선글라스다. 먼저 국산 선글라스의 경우 질적으로는 수입 명품에 뒤지지 않지만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게 사실이고, 중국산 저가 제품은 안 쓰느니만 못하다. 정교하게 만들지 않은 제품들이 대부분이라 자칫 눈을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안경사협회 전인철 홍보이사는 한국 선글라스 시장에서 수입 명품의 비중을 70% 정도로 추정했다. 현재 한국에는 아르마니, 불가리, 셀린느, 샤넬, 캘빈클라인, 디오르, 프라다, 몽블랑, 레이밴, 베르사체 등 거의 모든 수입 브랜드 선글라스가 판매되고 있다. 한국은 안경 제조 분야의 기술력은 세계적이지만, 명품 선글라스 제조 과정에서는 비중이 미미한 실정이다. 특히 디자인 부문이 취약하다. 현재 한국은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유명 브랜드 OEM 생산 과정의 극히 일부에만 참여하고 있다. ■모양 보다 기능이 우선 그렇다면 어떤 선글라스를 골라야 할까. 우선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이 일차 목적이므로 반드시 100% 자외선을 차단하는 코팅렌즈를 채용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또한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조절해 색수차(색상에 따라 초점이 망막에 맺히는 차이)를 최소화시켜야 하고, 청색 빛의 산란을 잘 차단해야 한다. 이에 적합한 컬러 농도는 75~80%이며 더 이상 진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또한 고온에서 렌즈에 굴곡 현상이 없어야 한다. 기준 이하의 렌즈는 30~50℃에서 렌즈 표면이 굴절되는데 이런 선글라스를 착용할 경우 시력 저하와 두통을 유발한다. 굴절 여부는 선글라스를 눈앞에서 상하로 흔들어 봤을 때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지를 확인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렌즈의 색깔 또한 용도에 따라 구분돼 있어 선택시 참고해야 한다. 우선 초록색(green) 계열은 자연색에 가까워 시야의 이물감이 적고 색상의 식별이 빨라 눈이 시원하고 피로감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백사장이나 스키장에서 착용하면 알맞다. 갈색(brown) 계열은 빛이 잘 흩어지는 청색을 여과시키는 기능이 우수해 시야를 선명하게 해준다. 운전자에게는 이 색상의 렌즈가 적당하다. 회색(grey) 계열은 색의 농도에 따라 색을 균일하게 저하시키므로 색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이밖에 빛의 반사강도가 심한 경우 빛의 완충을 목적으로 개발한 미러(mirror) 코팅렌즈는 렌즈표면을 거울처럼 코팅해 스키등 동절기 스포츠에 알맞고 빛의 강도나 기후의 변화에 따라 렌즈의 색깔과 밀도가 자동으로 바뀌는 앰버매틱(호박색) 렌즈는 스키, 테니스, 스피드 등을 요하는 스포츠나 등산, 사냥 등을 할 때 적합하다. 또한 빛의 강도나 날씨의 변화에 따라 자동적으로 렌즈의 색상이 조절되는 조광렌즈는 패션성이 뛰어나다. ■여름철 차량내 보관 피해야 선글라스는 보관 및 관리도 중요하다. 첫째로 렌즈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렌즈 표면의 흠집은 빛을 산란시켜 눈에 피로감을 주기 때문이다. 렌즈 표면을 닦을 때는 전용 천으로 닦아주는 게 가장 좋다. 주로 선글라스는 햇빛이 강해지는 5월부터 여름까지 가장 많이 착용한다. 때문에 땀이나 염기성 수분 등이 프레임(테)에 묻어 부식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끔 합성세제를 소량 푼 물로 세척한 뒤 부드러운 헝겊이나 전용 천으로 닦아내면 좋다. 가급적이면 태양이 뜨거울 때는 차량 안에 선글라스를 두고 내리지 말아야 한다. 직사광선과 열기는 테와 렌즈의 변형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명품 업체들 한국인용 따로 제작 국내 선글라스 시장의 정확한 규모는 집계하기 힘들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략 2,000억~3,0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점유율 35~50% 가량을 차지하는 선글라스 수입업체 ㈜세원 ITC의 연간 매출이 1,000억원 정도라는 데 비춰 추정한 규모다. 이 같은 시장 규모는 일본 시장의 5배에 달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소비재의 경우 일본시장이 한국시장의 5배에 달하지만 선글라스 만큼은 한국이 5배나 큰 셈이다. 선글라스 시장이 지금의 규모로 급성장 한 것은 대략 5년 전. 정재랑 세원 ITC 기획팀 과장은 “5년 전만 해도 선글라스를 쓰고 외출하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할 때가 많았다”며 “연장자 앞에서 까만 알의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생각에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또 패션의 마침표를 찍어주는 아이템으로 선글라스 는 거듭나고 있다. ■ 선글라스는 사시사철 패션 소품 선글라스하면 떠오르는 계절은 단연 여름이다. 하지만 기능을 놓고 보면 선글라스는 1년 내내 쓰는 게 맞다. 자외선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 눈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아이템으로는 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한 겨울에도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해마다 템플(선글라스 프레임 중 다리부분) 디자인이 화려해지는 것도 계절 구분 없이 선글라스를 헤어밴드 같은 액세서리로 사용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시찬 갤러리아백화점 잡화팀 과장은 “선글라스는 이제 시즌상품을 뛰어넘어 상시 매장 운영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며 “최근 들어 선글라스 매장 운영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매출 면에서도 시즌 상품인 스카프, 머플러 수준을 뛰어 넘은 지 오래다. 계절 구분 없이 선글라스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남성ㆍ중장년층 구매도 늘어 최근 선글라스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남성과 중장년 층이 선글라스 구매의 한 축을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백화점 선글라스 매장의 한 직원은 “예전엔 남성용 선글라스 상품을 진열해 놔도 부인이나 여자친구가 와서 사 가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요즘은 직접 매장에 와서 선글라스를 써보고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구입하는 남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의 선글라스 구매도 주목할 만하다. 김동수 롯데백화점 구매담당자는 “중장년층의 선글라스 구매가 늘어난 것은 이들이 예전에 비해 해외여행도 많이 나가고 매체를 통해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해외 여행을 하거나 잡지를 보다가 맘에 든 제품이 있어 찾아오는 40~60대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 “30만원에 나도 명품족” 하지만 여전히 선글라스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20~30대 여성들이다. 이들의 선글라스 구매는 명품 수요 증가와 관련이 있다. 백화점 선글라스 매장을 찾은 30대 직장인 최경진 씨는 “샤넬이나 구찌 가방을 사려면 수백만원에 달하는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선글라스를 살 경우 30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며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명품을 살 수 있어 소비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선글라스 제품에 브랜드 로고 디자인이 두드러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동수 롯데백화점 구매담당자는 이와 관련 “해외 명품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보니 선글라스는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강하게 작용하는 상품”이라며 “템플(선글라스 다리)에 브랜드 로고가 크고 화려하게 들어가거나 렌즈 부분에 까지 로고를 넣는 게 일반화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색다른 브랜드 없나요?” 선글라스 착용이 일반화하면서 누구나 매장을 찾아 선글라스 한 개 정도씩은 구입하는 요즘, 선글라스 시장을 이끌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들이 기존 시장을 이탈해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유상백 현대백화점 잡화팀 대리는 “요즘 들어 아무나 쓰는 브랜드 제품 말고 선글라스 전문 업체 제품은 없느냐는 문의가 늘었다”며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알랭 미클리(Alain Mikli) 같은 선글라스 전문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안경점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신세계백화점이 재개점과 함께 안경전문 매장 ‘모즈스토리’를 연 것도 이 같은 수요 때문이다. ‘모즈스토리’는 선글라스 전문 브랜드 제품을 모아놓은 편집 매장이다. 이곳에는 올리버피플스, 로버트마크, 키셀스타인코트, 커틀러앤그로스 등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브랜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최정호 신세계백화점 잡화팀 대리는 “패션계 종사자, 연예인 등 트렌드 주도층들이 ‘모즈스토리’ 주고객”이라며 “이는 기성 명품 선글라스 매출을 선도하던 이들이 선글라스 전문 브랜드로 이탈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 선글라스 패션 제안 - 올해도 이어진 복고 바람 ‘퓨쳐리즘 속의 레트로 선글라스’ 2007년 여름 패션계의 화두는 단연 퓨쳐리즘이었다. 직선적인 실루엣, 메탈릭이나 광택을 이용한 인공적인 느낌의 소재와 화이트에서 블랙으로 이어지는 모노크롬 컬러, 그리고 모 핸드폰 광고에서 선보인 60년대의 레트로 퓨쳐리즘을 재현한 미니스커트 등, 전반적으로 이전의 미니멀리즘 트렌드에 미래적인 터치를 더해 보다 기술적이고 가공된 느낌이 강해진 스타일들이 많이 선보였다.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소품인 선글라스에도 물론 이러한 트렌드가 적용됐다. 새로운 퓨쳐리즘 스타일을 제안한 발렌시아가나 돌체앤가바나의 캣워크에서는 고글의 형태에 가까운 선글라스가 제안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선글라스를 선택했을까. 역시나 익숙한 느낌의 복고 선글라스가 인기를 끌었다. 큰 사이즈의 뿔테 선글라스나 70~80년대 ‘잠자리 테’라 불리며 유행했던 ‘보잉’ 선글라스 등 레트로 스타일의 선글라스가 여전히 시장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옷과는 달리 선글라스는 1~2년에 하나 정도 새롭게 구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여름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즌성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과감한 선택을 주저하게 되고 큰 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안정적이고 익숙한 스타일을 선호하게 된다. 아마도 혁신적인 스타일보다는 복고적인 스타일의 선글라스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다가오는 2007년 F/W(가을ㆍ겨울) 시즌부터는 1920년대의 흑백영화에서 볼 수 있는 우아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이나 70년대의 자유분방한 캐주얼 등 과거와 전통에서 영감을 얻는 트렌드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얼굴을 반 이상 가리는 큰 사이즈의 플라스틱테 선글라스를 고르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다. 프레임은 둥근 것보다는 사각에 가까운 형태가, 컬러는 블랙이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렌드에 자신만의 개성을 더하고 싶다면 컬러감 있는 프레임, 금속테가 덧대진 이중테나 위쪽에만 프레임이 있는 반테 등으로 변화를 주거나 편평한 렌즈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단, 어떤 경우라도 얼굴을 작게 보이게 만드는 오버사이즈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부모님의 옷장 구석을 뒤져 예전에 아버지가 쓰시던 레이밴의 보잉 선글라스나 어머니의 재키 선글라스를 찾아보자. 올 하반기 최고의 트랜드 리더가 될 수 있다. 아니면 구제품 숍에서 마음에 드는 오리지널 빈티지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 힘들게 찾아낸 오리지널 빈티지들은 모양만 재현한 어설픈 제품들과는 다르게 진정한 멋을 담아 선글라스 하나만으로도 전체 스타일링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유민화 이화여대 강사ㆍ트랜드 컨설턴트 ■ 어디서 사는게 좋을까 - "눈 나쁘면 안경점서 구입을" 시력을 교정하기 위한 안경은 안경사들이 근무하는 전문 안경점에서만 판매한다. 그러나 같은 안경의 일종인 선글라스나 스포츠용 고글은 백화점 할인점 등 어떤 유통 채널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 이유는 현행법상 선글라스는 공산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현재 선글라스를 가장 쉽게 살 수 있는 곳은 전국 백화점과 안경점. 대한안경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선글라스 전체 판매량 가운데 17%만이 안경점에서 팔리고 있다. 선글라스에서는 백화점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유통 채널인 셈이다. 백화점 선글라스 매장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수량을 확보ㆍ진열해 소비자가 고르기 쉽게 해놓았다는 점이다. 또한 백화점 카드 할인 혜택이나 세일 기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안경점에서 선글라스를 살 때는 안경사의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 고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한안경사협회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선글라스는 눈을 보호하는 기능이 우선이기 때문에 당연히 안경사가 근무하는 안경점에서 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품을 노점 같은 곳에서 샀을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눈의 손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안경사의 상담을 거쳐 선글라스를 선택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눈이 나빠 시력교정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무조건 안경점에서 선글라스를 골라야 한다. 안경점에서는 도수가 들어간 컬러 코팅 렌즈를 기성품 선글라스에 갈아 끼워주며,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렌즈를 추천 받을 수 있다. 안경에서는 피팅(fitting)도 중요한 문제다. 사람의 얼굴 모양은 제 각각이라 기성품 안경이 그냥 맞는 사람은 없다. 안경을 적당히 구부리고 조정해 얼굴에 맞춰줘야 하는데, 이 역시도 안경사들의 전문 분야라는 게 안경사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피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안경이 흘러내리거나 얼굴을 조이게 되며 이는 안면의 근육통과 두통, 안통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요즘은 백화점 선글라스 매장들도 구입시 피팅 서비스를 해준다. 때문에 선글라스를 백화점에서 사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백화점 측 주장이다. 그러나 안경사들은 “백화점 판매 사원들은 안경의 재질과 소비자의 얼굴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적으로 피팅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안경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백화점에서 팔리고 있는 유명 브랜드 선글라스들은 대부분 우수한 렌즈를 채용해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는 제품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관광지 노점 등에서 판매하는 정체 불명 브랜드의 제품은 절대 사지 말 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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