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카드 가맹점 탈퇴 움직임
수수료 부담 너무 높다" 보험료 카드납입 확대땐 특단 조치손보사도 "가맹점 비용만 3% 웃돌아 불합리" 지적카드업계 "보험사, 손해율등 비용부터 낮춰야" 주장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생명보험회사들이 “신용카드 수수료가 너무 높다”며 가맹점 탈퇴를 준비하는 등 카드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온라인 자동차 보험의 카드 결제 비중이 높아 가맹점을 탈퇴하기는 어렵지만 카드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생보사들은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주지 않고 보험료 카드 납입이 확대될 경우 ‘가맹점 탈퇴’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생보사들은 “카드 수수료가 3%를 넘는 상황에서 첫 보험료 외에 나머지 보험료도 카드 결제가 이뤄질 경우 수수료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해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실태를 파악 중이다.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카드 결제 거부가) 여전법 규정에 저촉되기 때문에 탈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카드 결제 비중이 낮아 탈퇴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영업 차원에서 필요한 만큼 다른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여전법 일부를 개정해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카드 수납을 자율적으로 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손보사들도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6회계연도(2007년 4월~2007년 3월) 중 손보사가 받은 보험료의 18%, 자동차보험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가 카드로 결제되는 등 카드 결제 비중이 높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대부분이 카드 결제이기 때문에 가맹점 탈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보험사가 부담하는 3%대의 높은 수수료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상품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카드 결제까지 많아지면 비용 부담이 크다”며 “손해율 1~2%를 낮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가맹점 비용만 3%를 웃돈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제의 편리성과 고객 서비스를 위해 카드 결제는 계속돼야 하고 카드 결제를 더 늘리면 수수료가 낮아진다”며 “보험사는 손해율 등 다른 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 계약은 당사자 간의 문제로 강제할 근거가 없다”며 “다만 소비자 편익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0/12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