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경제… 5%내외 안정성장 전망속 '더블딥 경계' 목소리도

[2010 신년기획] 거시경제




소비·투자·수출등 지표 긍정적
국민소득 2만弗 회복 기대감
고용 부진에 서민생활고 지속
금융위기 재발 불안감도 산재
한국경제가 위기를 넘어 도약을 향한 걸음을 내디뎠다. 2010년 한국경제는 위기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으로 다가설 호기를 맞았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금융위기 극복의 노하우와 뒤이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는 올해 한국이 세계 무대의 중심국가로 나가는 원년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도약하는 자신감의 뒤편에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과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안으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구조조정과 재정악화가, 밖으로는 이중침체(더블딥)의 함정이 있다. 장밋빛 가득한 길 위에 지뢰가 묻혀 있는 셈이다. 지표로 보는 2010년 우리 경제는 회복이 이어지며 안정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말 정부가 예상한 2010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 내외. 세계경기 회복을 토대로 수출 및 소비ㆍ투자 등 내수가 경기회복의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기저효과로 상반기가 하반기 성장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ㆍ투자 등 여타 지표 전망도 긍정적이다. 고용ㆍ임금이 점차 회복돼 민간소비는 연간 4%대 초반의 증가율이 점쳐진다. 소비자물가도 환율 안정세와 경제위기 기간 중 발생한 디플레이션 갭을 감안하면 3% 안팎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지표는 투자. 경제위기 탓에 2009년 들어 매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할 때마다 마이너스 두자릿수를 보였던 설비투자가 2010년에는 연간 11%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고용이다. 실물경기보다 느리게 개선되는 만큼 서민생활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만명 내외의 취업자 증가가 예상되지만 정부의 직접고용에 의한 일자리 숫자를 감안한다면 민간에서 나타날 순취업자 수 증가는 전년 대비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 흑자는 15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수입감소로 420억달러에 달하던 경상수지는 내수회복ㆍ유가상승 등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하며 흑자폭이 축소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경제전망과 안정적인 환율(원ㆍ달러 1,100원 중반)을 유지한다면 2010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다시 2만달러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보다 좋을 수 없을 정도인 경제지표에 덩실덩실 춤만 출 수 있을까. 아쉽게도 아니다. 여전히 더블딥의 불안은 도약의 걸음을 내디딘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기 위해 숨을 죽이고 있다. 2010년 한국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분분하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는 2009년 12월 말 한 세미나에서 "출구전략을 쓰거나 쓰지 않거나 내년 세계경제는 더블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출구전략을 쓰면 금융이 경색되고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면서 디플레이션이 되며 출구전략을 쓰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으로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강 특보의 주장이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 등의 비관론에 기초한 것일 뿐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여전히 강 특보의 주장이 '기우'만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2009년 말 30대 대기업들의 올해 경영전략에 대한 설문에서 70%의 대기업들이 공격경영보다 위험회피에 무게를 뒀다는 점은 올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기업들은 더블딥 외에도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과 신용카드 문제 등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시 촉발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산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 당국도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 요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2009년 말 금융감독원의 '2010 금융 리스크 분석'에 따르면 2010년 금융시장은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심화되며 금융회사와 가계ㆍ기업의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단기화된 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시장으로 쏠리면 자산가격이 상승해 출구전략(금리인상)이 시행될 시점에 단기유동성 축소로 이어지며 금융기관 부실→대출금리 상승→가계ㆍ기업 이자부담 증가→서민ㆍ중소기업 잠재부실 현실화의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10년 한국경제는 재정건전성 회복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금융위기를 일단 빚(국가채무)을 늘려 잠시 동안 막아놓은 만큼 이제는 빚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중요 과제로 남았다. 유럽 각국에서 재정적자 부담으로 금융위기가 재정위기로 전이되는 만큼 국가 부채가 400조원을 넘은 우리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올해 국가부채ㆍ공기업부채ㆍ가계부채 등 3대 부채가 경제위기 요인"이라며 "2010년 각국의 신용등급은 금융불안이 아닌 국가부채와 재정건전성으로 분류될 만큼 안정적 재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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