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필리핀 외채위기 가능성 다시 고조

총부채 GDP의 136%…정부수입 37% 이자로<br>고유가에 美 금리인상까지 겹쳐 부담 더욱 가중

막대한 부채와 고유가,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필리핀의 외채위기가능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필리핀의 재정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2%, 국가총부채는 GDP의 136%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국세수입은 GDP의 12%에 불과해 아시아국가 가운데 가장 낮다. 필리핀이 해외부채에 지급하는 이자는 정부 총수입의 37%나 된다. 여기에 고유가와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겹쳐 필리핀의 외채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외환시장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필리핀 페소화 환율은 지난주 사상최고치인 달러당 56.45페소까지 치솟았다. 21일에는 56.28페소로 다소 진정되고 있긴 하나 불안한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필리핀의 외채위기가능성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필리핀 정치권은 군부의 비리, 정치인의 성추문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경제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 상원의장인 프랭클린 드릴론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정국이 혼미해 내년 예산안과 세금인상법안 등이 올해 말까지 처리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신용평가회사들들도 필리핀 정치권의 외채위기해결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S&P는 필리핀이 올해 말까지 국가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와 무디스는 필리핀의 경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다음 주 파견단을 보낼 예정이다. 이들 신용평가회사들은 모두 필리핀 국채신용등급을 투자등급보다 두 단계 아래로 매기고 있다. 필리핀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5.5%의 경제성장이 예상되고, 국채의 평균 만기가 19년일 정도로 장기국채 비중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필리핀이 97년과 같은 경제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S&P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필리핀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면 현재의 위기가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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