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양군의 기적

인구 3만명 농촌서 장학기금 128억 모아

충남 청양군 청양읍에 거주하는 김민석(15)ㆍ민지(14) 남매는 얼마 전 군청을 찾았다. 남매는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와 1만원짜리 지폐가 든 도톰한 봉투를 장학기금에 보태라며 이석화 군수에게 전달했다. 모두 30만4,000원으로 밸런타인데이에 직접 만든 초콜릿을 판 돈과 세뱃돈을 합쳐 마련한 것이다.

충남 청양군에 장학기금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모은 장학기금은 128억원으로 1,500명의 국민이 참여했다. 인구 3만2,000명에 불과한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외부 도움 없이 이룩한 성과다.


전형적인 농촌인 청양군은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구가 급감했다. 교육 여건도 열악해 학생들은 대도시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가는 지역경제 기반이 붕괴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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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민들은 군의 미래를 위해 장학기금을 만들어 인재를 키우자는 데 뜻을 모았다. 2011년 6월 군이 30억원을 출연하면서 시작한 장학기금(청양사랑인재육성장학회)은 '내 고장을 살리자'는 군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됐다.

장학회는 학업 또는 예술, 체육 등에서 뛰어난 군 출신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군 소재 학교에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군수는 "지역 학생들이 '청양에서 공부해도 일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학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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