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은 '주요국 자산운용' 보고서

한은 '주요국 자산운용' 보고서국내기업 무형자산 투자 소홀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공장이나 부동산·생산 설비와 같이 유형의 자산에 많은 투자를 하고, 기술개발·지식산업등과 같은 무형자산 투자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90년대에 무형자산에 대대적으로 투자, 「신경제(NEW ECONOMY)」를 이룩, 장기호황을 이끌고 있다. 한국이 미국식 신경제를 이룩하려면 무엇보다 기업들이 무형자산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형자산에 대한 과다투자가 신경제 시대의 경쟁력 향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작성한 「주요국 기업의 자산운용행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9년말 현재 한국 기업들의 유형자산 비중은 43.8%로, 98년 미국의 27.6%나 일본의 31.6%에비해 16.2% 포인트와 12.2% 포인트가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특허권이나 소프트웨어 등 각종 기술이나 지식을 대변하는 무형 투자자산 비중은 한국이 20.6%로 일본의 16.2%에 비해서는 높지만, 미국의 39.4%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유형자산의 비중을 줄여나가는 반면 한국이나 일본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디지털 경제시대에 국제경쟁력을 배양하는데 문제가 될 것이라고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서원석(徐元錫) 조사역은 『미국 경제가 일본에 추월당할 것처럼 보이던 80년에 미국의 무형 투자자산 비중이 18.7%, 유형자산 비중이 36.4%였으나 이후 무형의 지식자본을 지속적으로 축적해나가면서 지금은 무형자산 비중이 유형자산에 비해 12% 포인트 가량 높다』면서 『미국의 경제호황을 이끈 힘은 여기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독일의 도이체방크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80년 이후 98년까지 미국 상장기업들의 자산비중을 분석한 결과 특허권 등 무형자산은 105억 달러에서 4,306억달러로 41배가 늘었으나 유형자산은 553억 달러에서 3,160억 달러로 5.7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미국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핵심사업 설비만을 유지하고, 신규투자는 생산성이 높은 관련회사에 출자함으로써 간접투자를 하는 한편, 생산및 판매 부문중 상당부분을 외부에 「아웃소싱」함으로써 투자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미국의 중소기업들도 유형자산 비중을 30% 정도 유지함으로써 신경제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관련회사에 대한 출자는 한국과 일본의 계열사 또는 자회사와 다른 개념으로 관련업종에 일정한 비율로 지분참여함으로써 전략적 제휴를 맞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기업들이 관련회사에 대한 투자자산과 해외지점으로부터 벌어들인 수익금은 95~96년에 매출액의 2.5%에 달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지난 80년대 이래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소폭이나마 유형자산 투자비중을 증대시켜왔으나, 관련회사 출자등 간접투자 방식이나 아웃소싱을 소홀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형 투자자산 비중은 80년 6.5%에서 90년 12.4%, 99년 20.6%로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아직도 유형자산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徐조사역은 『유형자산이 많을 경우 이를 유지하기 위한 인건비, 관리비등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몸집이 무거워진다』면서 『앞으로 신경제 현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형의 지식자본을 더 많이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식 신경제는 덩치가 크고 많은 투자비용이 드는 유형자산보다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대대적인 투자를 함으로서 이뤄졌다. 기술개발 투자는 미래에 효용을 가져다 주기 위한 투자이다. 이에 비해 장치및 건물등 유형자산 투자는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徐조사역은 한국도 지식산업등 무형자산에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신경제를 향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 입력시간 2000/05/25 20:4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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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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